갑오년, 반전反轉의 해

갑오甲午는 푸른 말(馬)입니다. 갑이 청색을 뜻하고 오가 말을 뜻하니 갑오는 청마靑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청마는 현실 속에 존재하지 않는 말로서, 이런 상상 속의 동물인 말로 유명한 것이 유니콘unicorn입니다. 유니콘하면 먼저 머리에 솟은 뿔을 떠올리는데 그 뿔로 온갖 조화를 부린다고 합니다. 일반적으로는 뜨거운 열정과 활력있는 기상으로 말의 해를 풀이하기도 하지만, 뭔가 변화가 심한 격동의 이미지도 동시에 갖고 있는 것이 갑오년 말의 특징이기도 합니다. 2014 갑오년을 맞아 ‘갑오甲午’에 실린 의미를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갑甲의 의미

갑의 성질은 목木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목은 계절로는 봄, 방위로는 동쪽을 뜻합니다. 봄은 양기가 발동하는 때로 생명이 탄생하여 움직이기 시작하며, 동쪽은 태양이 떠오르는 곳으로 광명의 뿌리가 되는 곳입니다. 그래서 천간의 첫 번째인 갑에는 첫째, 양기의 발동, 생명의 탄생, 광명의 뿌리 등 다양한 의미가 들어있습니다. 이 때문에 갑사甲寺, 갑천甲川 등 갑甲자가 들어간 명칭에는 ‘최고, 으뜸’의 뜻이 들어있는 것입니다.

십간을 음양으로 나누면 ‘갑을병정무’는 양陽, ‘기경신임계’는 음陰입니다. 즉 갑은 양의 시작이고, 기는 음의 시작입니다. 양의 시간대를 선천, 음의 시간대를 후천이라고 하며, 양이 열리는 현상을 천개天開, 음이 열리는 현상을 지벽地闢이라고 합니다. 그러므로 갑은 선천이 시작하는 선천개벽의 시간대이고, 기는 후천이 열리는 후천개벽의 시간대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오午의 의미

오의 성질은 화火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화는 계절로는 여름, 방위로는 남쪽을 뜻합니다. 여름은 양기의 분열이 최고에 다다른 때로 성장하는 시기이며, 태양이 가장 높이 떠올라 세상을 광명으로 환히 비추는 때입니다. 그래서 오화는 태양(해) 그 자체이자, 일월합명이라 하여 광명을 뜻합니다.

십이지에서는 음양을 나누는 또 다른 방법이 있습니다. 그것은 시간에 배속하는 것으로, 자시子時는 오후 11시부터 오전 1시까지이고, 오시午時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까지입니다. 하루는 자정子正(밤 12시)과 정오正午(낮 12시)를 기준으로 오전과 오후가 나눠지는데, 이때는 축미가 아닌 자오子午가 음양을 나누는 기준이 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즉 자는 선천이 시작하는 선천개벽의 시간대이며, 오는 후천이 시작하는 후천개벽의 시간대입니다.

갑오년

60갑자의 시작은 갑자이고 끝은 계해입니다. 60갑자를 선천과 후천으로 나누면 첫 번째인 갑자甲子부터 계사癸巳까지는 선천, 60갑자의 31번째인 갑오甲午부터 계해癸亥까지가 후천입니다. 즉 갑자는 선천이 시작되는 때이고, 갑오는 후천이 시작되는 때인 것입니다. 

60간지를 절節로 삼을 때, 31번째 간지는 갑오이다. 예로부터 “갑오갑작골(갑오갑자꼬리)”이라는 말이 있으니 선천갑자의 뒤(꼬리)를 이어 갑오로써 후천을 열게 되는 뜻이며, 구한말 동학의 갑오혁명에도 이와 관계된 이야기가 전해진다. _ 『대산주역강해』<하경> 13쪽)

어찌 보면 동학혁명은 당시 사람들이 갑오년을 후천의 시작으로 생각하고 때에 맞춰 계획적으로 일으켰던 것은 아니었을까요?

하원갑下元甲

최수운 대신사의 『용담유사』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습니다.

“하원갑 지내거든 상원갑 호시절에 만고 없는 무극대도 이 세상에 날 것이니 너는 또한 연천年淺해서 억조창생 많은 사람 태평곡 격앙가를 불구에 볼 것이니 이 세상 무극대도 전지무궁 아닐런가.” _ 『용담유사』 「몽중노소문답가」

동양의 시간은 60갑자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60년마다 상중하로 해서 180년이 하나의 주기로 돌아갑니다. 지구와 칠요七曜(해, 달, 화성, 수성, 목성, 금성, 토성)가 일렬이 된 해부터 60년은 상원上元갑자, 다음 60년은 중원中元갑자, 마지막 60년은 하원下元갑자라고 합니다. 이것이 다시 음양으로 2회 결합하면 360년이 됩니다.

최수운 대신사(음 1824.10.28~음 1864.3.10)는 하원갑에 태어나서 하원갑에 돌아가신 분입니다. 자신이 죽고 난 다음 열리는 ‘상원갑자에 무극대도가 이 세상에 나서 억조창생이 태평곡 격앙가를 부른다’고 노래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 구절은 본래 ‘하원갑자를 지나고 다음 상원갑자인 1871(신미)년에 증산상제님께서 강세하셔서 무극대도를 여신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이를 알지 못했던 동학신도들이 ‘상원갑자의 후천(후반기)이 열리는 갑오년에 후천개벽이 되어 태평곡 격앙가를 부르게 될 것’이라고 잘못 해석해서 갑오동학혁명을 일으켰다고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참고로 갑오동학혁명 120주년을 맞는 올해는 하원갑자의 후반기(후천)을 맞는 해입니다.

갑오년은 시대의 변곡점입니다. 갑오에 대한 상수학적 의미에서도 볼 수 있듯이, 일정한 흐름을 반전시켜 새로운 변화의 장을 전개하는 첫머리로서 작용을 하는 자리가 ‘갑오’입니다. 천도의 법칙은 그대로 인류의 역사 여정에 투영되고 현실로 반영되어 왔습니다. 이번 갑오년에도 그 역할과 변화의 상은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새로운 세상의 변화를 수용하려면 변화의 객체인 인간의 삶이 달라져야 합니다. 동북아 역사전쟁과 북한 정세의 변동, 그리고 극심한 기후 변동과 재난 등 문명적인 환경 조건들이 예측 불가의 방향으로 전개되는 이 시기에 맞는 변혁의 갑오년은 그래서 특별한 의미를 갖는 것입니다. 천하 대세의 틀과 흐름을 바로 보고 그에 상응한 변화를 추구하는 삶이 2014년 벽두에 선 인류에게 주어진 선물이요 희망이 되기를 기원해 봅니다.

知天下之勢者는 有天下之生氣하고 
暗天下之勢者는 有天下之死氣니라 
천하대세를 아는 자에게는 천하의 살 기운(生氣)이 붙어 있고 천하대세에 어두운 자에게는 천하의 죽을 기운(死氣)밖에 없느니라.(도전 2:137:3) 



갑오년의 대표적인 역사, 동학농민혁명과 청일전쟁

1894 갑오년에는 조선 민중의 사회변혁 운동인 갑오동학농민혁명이 일어났습니다. 이에 놀란 조선 조정은 청나라에 구원을 요청했습니다. 청나라는 조선에 원군을 파병하였고 텐진조약(3조: 변란 등의 중요 사건으로 청나라나 일본 어느 한 쪽이 조선에 파병할 경우 상대방에 통보해야 한다)에 의거하여 일본도 조선에 군대를 보냈습니다. 이 사건은 곧 청일전쟁으로 비화되어 1894년 풍도 해전을 시작으로 청일 양국간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습니다. 서양의 선진문물을 받아들이는 것이 국력 증강의 열쇠임을 알고 준비에 충실했던 일본은 청나라를 꺾고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이후 '중국 중심의 동아시아'는 '일본 중심의 동아시아'로 바뀌게 됩니다. 일본은 러시아와도 한판 승부를 벌이는 등 강대국으로 자리를 잡게 되었지만, 청나라는 국력이 약해져서 신해혁명을 통해 중화민국이라는 새 나라가 세워짐으로써 사실상 막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1894 갑오년의 조선은 국내외에 걸쳐 혼란과 변혁의 큰 파고를 겪은 해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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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제님을 잘 모신 김수로왕과 허황옥(『삼국유사』「가락국기」)
삼신상제님은 자신을 지극히 따르는 사람에게 꿈이나 알음귀를 통해 국가의 대소사大小事나 인생의 대소사를 밝게 가르쳐주시는 분이다. 한민족의 9천년 역사가 삼신상제님과 함께 해 온 역사이다. 우리나라 성씨 중에 최고 대종大宗인 김해 김씨의 시조인 김수로왕과 왕비 허황옥의 결혼에 얽힌 신비로운 내용이 있다. 짝을 구하지 못한 수로왕에게 신하들이 배필을 구할 것을 건의하자 수로왕은 “내가 여기에 내려온 것은 하늘의 명령일진대, 나에게 짝을 지어 왕후王后를 삼게 하는 것도 역시 하늘의 명령이 있을 것이니 경들은 염려 말라.”라고 하였다. 아니라 다를까 아유타국에서 공주가 제 발로 오게 되는데 수로왕을 만난 공주의 일성이 참으로 놀랍다. 

“저는 아유타국阿踰陀國의 공주인데, 성姓은 허許이고 이름은 황옥黃玉이며 나이는 16세입니다. 본국에 있을 때 금년 5월에 부왕과 모후母后께서 저에게 말씀하시기를, ‘우리가 어젯밤 꿈에 함께 하늘의 상제上帝를 뵈었는데, 상제께서는, 가락국의 왕 수로首露를 하늘이 내려보내서 왕위에 오르게 하였으니 신령스럽고 성스러운 사람이다. 또 나라를 새로 다스리는 데 있어 아직 배필을 정하지 못했으니 경들은 공주를 보내서 그 배필을 삼게 하라 하시고, 말을 마치자 하늘로 올라가셨다. 꿈을 깬 뒤에도 상제의 말이 아직도 귓가에 그대로 남아 있으니, 너는 이 자리에서 곧 부모를 작별하고 그곳으로 떠나라’ 하셨습니다.”

妾是阿踰타國公主也(첩시아유타국공주야) 姓許名黃玉(성허명황옥) 年二八矣(년이팔의) 在本國時(재본국시) 今年五月中(금년오월중) 父王與皇后顧妾而語曰(부왕여황후고첩이어왈) 爺孃一昨夢中(야양일작몽중) 同見皇天上帝(동견황천상제) 謂曰(위왈) 駕洛國元君首露者(가락국원군수로자) 天所降而俾御大寶(천소강이비어대보) 乃神乃聖(내신내성) 惟其人乎(유기인호) 且以新莅家邦(차이신리가방) 未定匹偶(미정필우) 卿等湞遣公主而配之(경등정견공주이배지) 言訖升天(언흘승천) 形開之後(형개지후) 上帝之言(상제지언) 其猶在耳(기유재이) 이於此而忽辭親向彼乎(이어차이홀사친향피호) 

신교에서 나온 서선西仙, 기독교
초기 히브리인들의 다신신앙
가나안으로 이주한 초기 시절, 아브라함 부족은 수메르 지역의 풍습대로 다신을 숭배하였다. 야훼 중심의 유일신 신앙이 완전히 정착된 것은 모세의 십계명 사건 이후였다. 유대족이 초기에 다신 신앙을 하였음은 창세기 제1장에서도 확인된다. 하나님을 ‘나’가 아닌‘ 우리’라는 복수용어를 사용해 표현하고 있다. 하나님을 뜻하는 ‘엘로힘’이란 말 역시 ‘신들’이라는 복수명사이다.

하나님이 가라사대‘ 우리’의 형상을 따라‘ 우리’의 모양대로‘ 우리’가 사람을 만들고「( 창세기」 1:26)

수메르로부터 전수된 제사 풍습

이스라엘인들은 신들을 모신 신전을 높은 산 위에 지었는데 이는 지구라트라는 높은 탑을 세우고 그 위에서 신에게 제사를 지낸 수메르인들의 관습과 일치한다. 이스라엘인들이 야훼 신에게 바친 제사들 가운데 희생 짐승을 통째로 불에 태워 바치는 번제燔祭 역시 수메르 문화의 영향을 받은 것이었다. 이와 함께 옛 이스라엘인들은 조상숭배를 했다. 이들에게는 조상의 무덤에 구멍을 뚫어두고 음식을 바치는 관습이 있었다.

신교에서 나온 유대교
99세의 아브라함에게 언약의 아들 이삭을 내려줄 것을 약속할 때 야훼신이 나타난다. 이때 아브라함이 본 것은 ‘사람 셋’이었다. 이는 아브라함이 자손을 태워주는‘ 삼신’을 체험하였음을 나타낸다.

신교의 소도문화도 유대교에 전수되었다.「 출애굽기」에서는 ‘도피성逃避城’이라는 특별한 성읍이 있어 죄를 지은 자가 도피하여 오더라도 보호받을 수 있었다. 고조선의 각지에 설치되어 죄인이 들어오더라도 추구하지 않았던 소도와 전적으로 동일하다.

이외에도 수메르의 칠성七星 사상이 유대교와 기독교에서‘ 7수 사상’으로 다양하게 나타난다. 결론적으로 유대교와 기독교는 신교의 토양에서 태어나 불멸과 영생을 추구한‘ 서양의 선[西仙]’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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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로 읽는 환단고기] 신교神敎 문화

STEP1. 들어가기



한류문화의 한계

한류바람이 거셉니다. 드라마, 영화, IT산업, K-POP을 넘어 이제 쇼핑, 의료에 이르며 점차 의·식·주의 전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동아시아를 넘어 아메리카 대륙, 유럽을 거쳐 아프리카에까지 확산되고 있는 한류를 통해 우리는 민족의 무한한 가능성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한류를 접한 외국 사람들은 자연스레 우리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궁금해합니다. 코리안의 민족기원과 첫 나라의 건국이야기를, 더 나아가 우리 역사를 만든 원형질의 정신과 종교문화에 대해 알고 싶어 합니다. 그러나 놀랍게도 우리의 역사와 문화의 현 주소는 참담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그들이 우리의 첫 건국이야기를 물었을 때 한 마리 곰과 호랑이의 인간변신 이야기를 전해야 할까요? 그들이 우리의 종교를 물었을 때는 유교의 성리학이나 불교를 우리 민족종교라고 소개해야 할까요? 아니면 세계 최대의 단일교회를 여러 개 거느리고 있는 한국 기독교를 자랑해야 할까요? 

그래서 우리는 혼 빠진 민족입니다. 역사를 잃어버렸기 때문입니다. 자그마치 환국, 배달, 조선의 6,960년의 뿌리역사가 신화 속 이야기로, 허구의 역사로, 우상숭배로 전락해버렸습니다. 동시에 역사와 함께 한 우리의 문화와 정신도 잃어버렸습니다. 

동방 신교는 인류의 시원문화

우리의 뿌리문화는 바로 신교神敎입니다. 한민족은 상고 시대부터 신교神敎를 국교로 삼아 생활해 왔습니다. 신교神敎를 제대로 알았을 때 한문화의 실체에 눈을 뜨게 됩니다. 신교의 핵심은 삼신三神입니다.

桓雄(환웅)이 乃以三神(내이삼신)으로 設敎(설교)하시고 以佺戒(이전계)로 爲業(위업)하시고
而聚衆作誓(이취중작서)하사 有勸懲善惡之法(유권징선악지법)하시니라
환웅께서 삼신의 도로써 가르침을 베풀고, 전계로써 삶의
본업[業]을 삼으며, 백성을 모아 맹세하게 하여 권선징악의 법을
두셨다.- 삼성기 하

神市開天之道(신시개천지도)는 亦以神施敎(역이신시교)하야 知我求獨(지아구독)하며
空我存物(공아존물)하야 能爲福於人世而已(능위복어인세이이)라.
환웅천황께서 펼치신 신시 개천의 도는 신도(삼신의 도)로써 가르침을 베풀어, 나를 알아 자립을 구하며 나를 비워 만물을 잘 생존케 하여 능히 인간 세상을 복되게 할 따름입니다.- 단군세기 중 ‘삼랑三郞 을보륵乙普勒’의 가르침

신교는 또한 ‘풍류風流’라 불리기도 하였습니다. 신라의 지성 최치원은 「난랑비서」에서 풍류의 정체를 ‘유불선 삼교를 다 포함한, 예로부터 내려오는 신령스러운 도’라고 밝혔습니다. 19세기 말에 나온 신교총화에서도 신교를 뭇 종교의 조상이며 모태가 되는 뿌리 진리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신교는 환국 시대 이래 환족의 이동과 함께 지구촌 곳곳으로 퍼져 나가 인류 정신문화의 뿌리가 되었습니다. 서양의 신탁神託(oracle) 문화 역시 신전神殿에 소속된 무녀巫女들을 통해 신의 의지나 신의 가르침을 받아 내리는 것으로 신교 문화의 한 형태입니다. 신교는 한민족의 고유종교이자 인류의 황금시절, 태고 문명의 근원이었던 시원종교입니다. 

정리 역주자가 전해주는 말씀
『환단고기』에는 한민족의 고유 신앙이자 인류의 시원 종교이며 원형 문화인 신교의 가르침이 구체적으로 기록되어 있다. 신교神敎의 문자적 뜻은 ‘신으로써 가르침을 베푼다’, 다시 말해서 ‘신의 가르침으로 세상을 다스린다’는 것이다.『단군세기』의 ‘이신시교以神施敎’,『규원사화』의 ‘이신설교以神設敎’,『주역』의 ‘이신도설교以神道設敎’ 등의 줄임말이 곧 신교이다. 신교에서 말하는 신은 인간과 천지 만물을 모두 다스리는 통치자 하나님인 ‘삼신상제님’이시다. 그러므로 신교는 ‘삼신상제님의 가르침으로 세상을 다스리는 것’이다. 즉 신교는 삼신상제님을 모시는 인류의 원형 신앙이다.(역주본 해제 83쪽) 


STEP2. 환단고기가 전하는 동방신교문화


1. 신교의 성소, 소도

동방 신교문화에서는 하늘에 천제를 올리던 성스러운 곳을 소도蘇塗라고 하였습니다. 소도에서는 큰 나무에 방울과 북을 매달고 주위에 금줄을 쳐서 사람의 출입을 금하며, 매년 3월과 10월에 삼신상제님께 제사를 드렸습니다. 소도에서는 하늘의 신과 인간이 교감하는 큰 나무가 있었습니다. 이를 신목神木 또는 신단수神檀樹라고 합니다. 초대 단군왕검이 천자로 추대되기 전 천제를 올린 장소인 ‘단목터[檀木之墟]’는 고조선 최초의 소도라 볼 수 있습니다. 고조선의 11세 도해단군이 전국의 12명산 가운데 아름다운 곳을 뽑아 ‘국선소도’를 설치함으로써 소도를 중심으로 한 신교문화가 크게 융성하게 됩니다. 소도와 같은 종교적 성지는 이미 배달시대부터 있었습니다. 『삼국유사』「고조선」조條를 보면 배달국의 초대 환웅이 무리 3,000명을 거느리고 태백산 꼭대기 신단수 아래에 내려오시어 이곳에 도읍을 정하고 신시神市라 일렀다는 기록이 있습니다[太白山頂神檀樹下 謂之神市]. 소도의 신단수 문화가 변형되어 오늘날까지 전해져 오는 것이 바로 솟대[立木]입니다. 소도는 이 땅에서 사라졌지만 일본에 가면 소도문화의 원형을 만나게 됩니다. 일본인들이 자랑하는 신사神社가 곧 그것입니다.

蘇塗祭天(소도제천)은 乃九黎敎化之源也(내구려교화지원야)라.
소도에서 올리는 제천 행사는 바로 구려를 교화하는 근원이 되었다.- 삼신오제본기

庚寅元年(경인원년)이라. 帝命五加(제명오가)하사 擇十二名山之最勝處(택십이명산지최승처)하사 
設國仙蘇塗(설국선소도)하실새 多環植檀樹(다환식단수)하시고 擇最大樹(택최대수)하사 
封爲桓雄像而祭之(봉위환웅상이제지)하시니 名雄常(명웅상)이라.- 단군세기
재위 원년인 경인(환기 5307, 신시개천 2007, 단기 443, BCE 1891)년에 도해단군께서 오가에게 명하여 12명산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곳을 택해 국선소도國仙蘇塗를 설치하게 하셨다. 그 둘레에 박달나무를 많이 심고, 가장 큰 나무를 택하여 환웅상桓雄像으로 모시고 제사를 지내셨다. 그 이름을 웅상雄常이라 하셨다.- 단군세기

2. 신교의 계율


계율을 통해 그 사회가 추구하는 인간상을 알 수 있습니다. 『태백일사』「 환국본기」에서는 환국오훈桓國五訓을 전하고 있습니다. 배달시대에는 참전계參佺戒가 있었습니다. 온전한 인간이 되기 위한 계율입니다. 고구려의 명재상 을파소가 하늘로부터 계시를 받아 이를 8조목의 강령과 366절목節目으로 정리하였습니다. 단군시대에는 초대 단군왕검이 백성들에게 참된 삶을 위한 8가지의 가르침(8대 강령)을 내려주었습니다. 그 내용은 일심법, 경천, 충효, 화합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또 3세 가륵단군 원년(己亥,BCE 2182)에 삼륜구서三倫九誓의 가르침을 베풀었다고 합니다. 이는 일찍이 배달 신시 시대에 비롯된 것인데 뒷날 유교의 삼강오륜三綱五倫은 바로 이 삼륜구서三倫九誓를 그대로 옮겨 적은 것이라 해도 전혀 지나친 말이 아닙니다. 또 44세 구물단군께서 꿈에 천제天帝에게 신교의 가르침[夢敎]을 받아 내린 부여구서夫餘九誓가 있습니다. 『태백일사』「삼신오제본기」에도 “소도蘇塗의 설립에는 반드시 계율이 있었나니, 충·효·신·용·인 오상五常의 도道가 그것이다”라고 하였습니다. 고구려의 다물오계多勿五戒와 신라 화랑의 세속오계가 사실은 이러한 신교의 윤리규범을 계승한 것입니다. 이로 볼 때 신교에서 추구하는 인간상은 위로는 상제님을 지극히 공경하고 아래로는 백성들과 화합하며 국가에 충성하고 부모에 효도하는 강유겸비, 문무겸전의 인간입니다.

所謂五訓者(소위오훈자)는 一曰誠信不僞오(일왈성신불위) 二曰敬勤不怠(이왈경근불태)오 三曰孝順不違(삼왈효순불위)오 
四曰廉義不淫(사왈염의불음)이오 五曰謙和不鬪(오왈겸화불투)
이른바 오훈이란 첫째, 매사에 정성과 믿음으로 행하여 거짓이 없게 하고, 둘째, 공경하고 근면하여 게으름이 없게 하고, 셋째, 효도하고 순종하여 거역하지 말고, 넷째, 청렴하고 의를 지켜 음란하지 말고, 다섯째, 겸양하고 화평하게 지내어 싸움을 하지 말라는 것이다.- 환국본기

大始(대시)에 哲人(철인)이 在上(재상)하사 主人間三百六十餘事(주인간삼백육십여사)하시니 其綱領(기강령)이 有八條(유팔조)하니 曰誠(왈성)과 曰信(,왈신)과 曰愛(왈애)와 曰濟(왈제)와 曰禍(왈화)와 曰福(왈복)과 曰報(왈보)와 曰應(왈응)이라
태고 시절에는 철인이 윗자리에 앉아서 인간의 360여 가지 일을 주관하였는데, 그 강령은 여덟 조목으로 성誠·신信·애愛·제濟·화禍·복福·보報·응應이다.- 소도경전본훈의 참전계 부분

한민족 신교문화의 3대경전


천부경天符經(조화경造化經)
총 81자로 환국시대에서부터 구전口傳되어 왔으며, 초대 거발환 환웅 때에 신지神誌 혁덕赫德이 녹도문鹿圖文으로 기록하여 문자로 전해져 왔다. 단군 조선 시대에는 신지神誌가 전서篆書로 돌에 새겨 태백산에 세웠는데, 신라 때 최치원 선생이 이를 발견하고 지금의 한자로 번역하여 세상에 전하는 한편 묘향산 바위에 새기고 비를 세웠다고 한다. 천부경은 하도와 낙서의 수리 체계로 발전되었고, 증산도 안운산 태상종도사님께서 내려 주신 우주 1년 도표로 완성되었다. 

삼일신고三一神誥(교화경敎化經)
신교의 세계관, 신관, 상제관, 인간관과 수행관의 정수를 요약한 경전이다. 환웅천황이 허공虛空, 일신一神, 천궁天宮, 세계世界, 인물人物 다섯 개 장으로 지은 것이다. 366자로 구성되어 있으며 집일함삼執一含三과 회삼귀일會三歸一을 근본 정신으로 삼고 있다. 삼일신고는 인간과 만물은 삼신상제님의 조화로 생겨났음을 밝혀준다. 인간 삶의 목적은 인간이 삼신의 우주 광명과 동일한 자신의 본성에 통하고, 천지의 꿈을 이루는 공덕을 완수하여 우주 역사의 이상을 실현하는 태일 인간으로 거듭나는 진아眞我 실현의 길을 밝히고 있다. 

참전계경參佺戒經(치화경治化經)
‘참전계參佺戒’란 사람이 하늘과 하나 되어 완전한 인간이 되기 위해 지키고 연마할 계율이라는 말이다. 고구려의 명재상 을파소乙巴素가 서기 191년에 백운산에서 하늘로부터 받은 계시를 기록한 백운천서白雲天書이다. 그러나 을파소는 ‘신시 환웅시대 때 이미 참전계로써 교화하였다’라고 하였다. 배달 시대 환웅천황의 통치원리로서 8조목의 강령과 이에 대한 366절목으로 이루어져 있다. 배달 이래 제천행사 때 다함께 부르며 삼신상제님의 덕을 찬양했던 노래 ‘어아가’ 역시 참전계로 불리었다. 

3. 신교의 신앙대상, 상제님


동방신교의 백성들은 우주의 지고신至高神으로서 삼신상제님을 지극히 받들어 왔습니다. 한민족과 인류의 원형문화인 신교, 그 중심에 상제님이 계셨습니다. 매년 3월 16일의 대영절과 10월 3일 개천절에는 나라에서 왕과 백성들이 다함께 모여 천제天祭를 올리며 상제님게 공경과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였습니다. 일상 생활속에서는 모든 사람들이 청수淸水를 모시고 주문呪文을 읽어 상제님으로부터 신교를 받아내렸습니다. 하지만 우주의 최고 통치자이신 상제님에 대한 신교의 가르침은 유일신唯一神 신앙이 아닙니다. 신교의 신관은 일원적一元的 다신관多神觀입니다. 상제님은 천지의 4대 시간대(계절)와 동서남북 네 방위의 창조 작용을 맡은 다섯 성제[五帝]를 모두 주재하고 계십니다. 금목수화토의 오행 사상은 이 4대 시간대의 주재자를 두고 성립된 것이고, 오행의 이름도 본래는 태太 자를 붙여 태수, 태목, 태화, 태토, 태금의 오령五靈이라 하였습니다. 또한 우리 선조들은 대대로 모든 인간과 천상의 조상이 ‘삼신상제님과 수평적인 평등 관계’에 있다는 사상에서 조상과 하나님을 똑같이 받들어 왔습니다. 초대 단군왕검께서 내려 주신 가르침도 “너를 낳으신 분은 부모요, 부모는 하늘로부터 내려오셨으니, 오직 너희 부모를 잘 공경하여야 능히 하느님(상제님)을 경배[敬天]할 수 있느니라”★ 하셨습니다. 

稽夫五帝(계부오제)호니 
曰黑帝(왈흑제)와 曰赤帝(왈적제)와 曰靑帝(왈청제)와 曰白帝(왈백제)와 曰黃帝(왈황제)시니 黑帝(흑제)는 主肅殺(주숙살)하시고 赤帝(적제)는 主光熱(주광열)하시고 靑帝(청제)는 主生養(주생양)하시고 白帝(백제)는 主成熟(주성숙)하시고 黃帝(황제)는 主和調(주화조)하시니라.
稽夫五靈(계부오령)호니
曰太水(왈태수)와 曰太火(왈태화)와 曰太木(왈태목)과 曰太金(왈태금)과 曰太土(왈태토)시니 太水(태수)는 主榮潤(주영윤)하시고 太火(태화)는 主鎔煎(주용전)하시고 太木(태목)은 主營築(주영축)하시고 太金(태금)은主裁단(주재단)하시고 太土(태토)는 主稼種(주가종)하시니라.
於是(어시) 三神(삼신)이 乃督五帝(내독오제)하사 命各顯厥弘通(명각현궐홍통)하시며 五靈(오령)으로 啓成厥化育(계성궐화육)하시니라
곰곰이 생각해 보건대,
오제五帝는 흑제黑帝와 적제赤帝와 청제靑帝와 백제白帝와 황제黃帝이시다. 흑제黑帝는 (겨울의) 숙살肅殺을 주관하시고, 적제赤帝는 (여름의) 광열光熱을 주관하시고, 청제靑帝는 (봄의) 생양生養을 주관하시고, 백제白帝는 (가을의) 성숙成熟을 주관하시고, 황제黃帝는 (하·추 교역기에) 조화調和를 주관하신다.
곰곰이 생각해 보건대,
다섯 성령[五靈]은 태수太水와 태화太火와 태목太木과 태금太金과 태토太土이시다. 태수太水는 영윤榮潤을 주관하시고, 태화太火는 용전鎔煎을 주관하시고, 태목太木은 영축營築을 주관하시고, 태금太金은 재단裁斷 을 주관하시고, 태토太土는 가종稼種을 주관하신다.
이에 삼신께서 다섯 방위의 주재자인 오제五帝를 통솔하여 저마다 그 맡은 바 사명을 두루 펴도록 명령하시고, 오령五靈에게 만물 화육의 조화 작용을 열어서 공덕을 이루게 하셨다.- 삼신오제본기

4. 신교의 변천과정

환단고기가 전하는 신교 문화를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역사적 사실이 있습니다. 배달과 고조선 시대에 신교의 삼신 원리에 따라 전도佺道, 선도仙道, 종도倧道라는 유불선 삼교의 뿌리가 되는 원형 삼도가 출현한다는 점입니다. 배달의 초대 환웅이 전도로 백성을 가르쳤습니다. 전佺은 지혜[智], 덕성[德], 천도의 참됨을 두루 갖춘 완전한 인격자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전도는 천도天道, 즉 하늘의 창조 정신에 근본을 둔 것으로 성性, 명命, 정精 삼진三眞 중에서 성[性]에 통하여 참됨[眞]을 실현하는 것입니다. 

선도는 배달의 14세 치우천황이 신선[仙]의 도로써 법을 세워 사람들을 가르친 데에서 유래합니다. 지도地道에 근본을 둔 것으로 자신의 영원한 생명력[命]을 깨달아 널리 선함을 베푸는 도입니다. 인간 속에 깃들어 있는 불멸의 생명, 이 영원한 생명을 갈고 닦는 것이 선도입니다.

종도는 고조선을 세운 단군 성조가 종倧의 도로써 왕이 되어 백성을 가르친 데에서 유래합니다. 인도人道에 근본을 둔 것으로, 자기 몸의 정기[精]를 잘 보존하여 대인이 되어 아름다움[美]을 실현하는 것입니다. 

大辯經(대변경)에 曰(왈)
「神市氏(신시씨)는 以佺修戒(이전수계)하사 敎人祭天(교인제천)하시니 所謂佺(소위전)은 從人之所自全(종인지소자전)하야 能通性以成眞也(능통성이성진야)오. 
靑邱氏(청구씨)는 以仙設法(이선설법)하사 敎人管境(교인관경)하시니 所謂仙(소위선)은 從人之所自山(종인지소자산)하야(山(산)은 産也(산야)라) 能知命以廣善也(능지명이광선야)오.
朝鮮氏(조선씨)는 以倧建王(이종건왕)하사 敎人責禍(교인책화)하시니 所謂倧(소위종)은 從人之所自宗(종인지소자종)하야 能保精以濟美也(능보정이제미야)라.
『대변경大辯經』에 다음과 같이 기록되어 있다.
신시씨神市氏(배달 초대 환웅)는 전佺의 도로써 계율을 닦아 사람들에게 제천祭天을 가르치셨다. 이른바 전佺이란 사람의 본래 온전한 바탕을 따라 능히 본성에 통해[通性] 참됨[眞]을 이루는 것이다.
청구씨靑邱氏(14세 치우천황)는 선仙의 도로써 법을 세워 사람들에게 천하를 나누어 다스리는 법도[管境]를 가르치셨다. 선仙이란 사람이 본래 저마다 타고난 바를 따라서 자신의 참된 영원한 생명력을 깨달아[知命] 널리 선善을 베푸는 것이다. 조선씨朝鮮氏(단군왕검)는 종倧의 도로써 왕을 세워 사람들에게 책화[責禍]를 가르치셨다. 종倧이란 사람이 (우주 안에서) 스스로 으뜸 되는 바에 따라 정기를 잘 보존[保精]하여 (대인이 되어) 아름다움[美]을 실현하는 것이다.- 신시본기

정리 역주자가 전해주는 말씀
☞ 이제 인류는 바야흐로 우주의 가을철 열매문화 시대를 맞고 있다. 그러면 성숙한 열매문화 시대는 어떻게 열리는가? 그것은 일찍이 삼신상제님을 받들던 상고시대의 ‘신명나는 신교문화’가 부활하면서 실현될 것이다. 모든 생명 기운이 근본으로 돌아가면서 결실을 맺는 가을철 변화법칙에 따라 인류의 시원 문화인 신교가 열매 진리로 다시 출현하는 것이다.(역주본 해제 585쪽)


종倧·선仙·전佺은 후에 불佛·선仙·유儒 삼교의 진리로 계승 발전되었습니다. 이로써 뿌리문화 시대에서 줄기 문화시대가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인류는 성숙기의 열매문화 시대를 앞두고 있습니다. 때문에 유교, 불교, 도교, 기독교, 이슬람교 등으로 분화된 인류의 종교문화도 장차 하나로 통일됩니다. 그 통일과 수렴의 중심에 동서 문화의 모체인 신교가 있습니다. 바로 열매 신교이자 통일 신교가 출현하게 됩니다. 


STEP2. 나오면서


다시 부활한 상제 문화, 동학

근대 역사는 서양의 제국주의가 총칼로서 동양의 약소국들을 집어삼키던 서세동점과 함께 시작되었습니다. 동양의 인종, 역사, 문화가 철저히 짓밟혀 그 생존마저 불투명한 시기였습니다. 이러한 세계사의 큰 격동기에 한민족에게서 상제 문화의 새로운 부활이 선포되었습니다. 그 주인공이 바로 동학을 창도한 수운 최제우 대신사입니다. 1860년 4월 5일, 역사적인 그 날 수운은 상제님으로부터 “세인世人이 위아상제爲我上帝어늘 여부지상제야汝不知上帝耶아(세상 사람들이 나를 상제라 하거늘 너는 상제를 어찌 모르느냐)”라는 충격적인 성령의 말씀을 듣습니다. 이 말씀은 상제님을 못 알아보는 수운만을 경책하신 것이 아니라 신교 삼신문화를 망각하고 인류의 시원역사 또한 잃어버린 온 인류를 준엄하게 꾸짖은 것입니다. 이 때 수운선생은 상제님으로부터 시천주侍天主 주문呪文을 받아내렸습니다. 이것은 천주天主이자 하느님이신 삼신상제님이 인간 역사에 다시 개입하신다는 놀라운 선언입니다. 상제님의 인간강세, 그 우주사적 배경을 수운 선생은 ‘다시 개벽’의 논리로 이야기 하였습니다.

“십이제국 괴질운수 다시 개벽 아닐런가” (안심가)
“무극대도 닦아내니 오만년지 운수로다” (용담가)


정리 역주자가 전해주는 말씀
☞ 수운은 ‘시천주 신앙’을 외친 것이다. 시천주侍天主란 문자 그대로 ‘천지의 주인’이신 하늘에 계신 아버지 하느님, 천주님을 모신다는 뜻이다. 우리 한민족이 태고시대부터 신앙해 온 우주의 통치자, 하늘의 모든 신명과 인간과 문명을 주관하시는 상제님의 성령을 친견한 최수운이 신교의 정신을 되살려 내기 위해 전한 가르침이 바로 시천주이다. 이 시천주 신앙을 통해서 우리는 신교문화의 원형과 그 정신을 회복할 수 있다.(역주본 해제 588쪽) 



동학의 ‘다시 개벽’ 사상은 김일부(1826~1898)의 정역으로 구체화되었고 최종적으로 증산도에 와서 우주1년과 3대개벽(자연개벽 문명개벽 인간개벽)의 논리로 완성되었습니다. 자연개벽은 천지 대자연의 환경이 정립되어 새로운 우주질서가 열리는 것이고, 문명개벽은 지금의 상극적 인류 문명이 전쟁과 병란의 혼란 속에서 상생相生의 통일문화로 대전환을 하는 것입니다. 인간개벽은 인간이 잃어버린 광명한 신성과 본질을 되찾는 것을 말합니다. 그렇습니다! 인류의 뿌리문화인 상제문화가 열매 문화(무극대도)로 되살아나는 우주 가을개벽의 문턱에서 동학이 출현하였습니다. 때문에 인류 근대사의 진정한 출발점은 태곳적 상제 신앙을 새롭게 외친 동학의 출현으로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정리 역주자가 전해주는 말씀
☞ 동학의 본래 정신과 사명이 이처럼 왜곡됨으로써 오늘날 우리는 수운을 통해 스스로 당신의 존재를 드러내려 하신 삼신상제님의 참모습을 또다시 알 수 없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삼신상제님이 삶의 중심에 계시던 태곳적 신교문화에서 더욱 멀어졌다. 그리하여 신교문화의 종주이던 한민족의 상고사를 복원하고 이해하는 일은 더욱 어렵게 된 것이다. 이처럼 삼신상제관이 총체적으로 왜곡되면서 한국사는 고대사와 근대사의 출발이 모두 왜곡된, 이중적 역사 왜곡의 구조를 가지게 되었다.(역주본 해제 589쪽)


마침내 오신 삼신상제님, 참동학 증산도


최수운 대신사가 세상을 떠난 8년 뒤인 1871년, 9천년 전 인류에게 신교 문화를 내려 주신 상제님께서 인간의 몸으로 세상에 친히 오셨습니다. 동학의 예고와 예수, 공자, 석가 등 성자와 철인들의 예언이 드디어 실현된 것입니다. 전라도 고부 땅으로 탄강하신 상제님을 우리는 ‘증산甑山 상제님’이라 부릅니다. 상제님께서 동방의 땅에 한민족으로 오신 것은 원시반본原始返本의 섭리가 들어 있습니다. 가을이 되면 모든 초목의 수기가 뿌리로 돌아가는 것과 같이 모든 생명이 근본을 찾아 돌아가는 것이 원시반본입니다. 한민족은 신교를 신앙하여 상제 문화를 뿌리내린 민족입니다. 상제님은 역사의 시원을 살펴 우주의 가을철에 열매 신교(무극대도)를 전 인류에게 열어주시기 위해 인류사의 뿌리 민족인 동방의 조선으로 오신 것입니다. 

이제 온 천하가 큰 병(大病)이 들었나니 내가 삼계대권을 주재하여 조화(造化)로써 천지를 개벽하고 불로장생(不老長生)의 선경(仙境)을 건설하려 하노라. 나는 옥황상제(玉皇上帝)니라. 증산도 道典 2편 16장 

나를 믿는 자는 무궁한 행복을 얻어 선경의 낙을 누리리니 이것이 참동학이니라. 증산도 道典 3편 184장


천지 살림살이의 총 책임자는 “공자 석가 예수는 내가 쓰기 위해 내려 보냈다”, “내가 천지를 주재하여 다스리되”라는 말씀의 주인공인 상제님이십니다. 이 참 하나님이 아니면 우주의 문제를 끌러낼 수가 없습니다. 우주의 통치자이신 상제님께서 선천 상극의 원한 문제를 끌러 새 우주를 열어주시기 위해 친히 동방 땅에 오셨습니다! 바로 여기서부터 천지와 인간의 새 역사가 시작되는 것입니다.

Posted by 바람을본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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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B상생방송 캠페인] 조상님은 하느님

나의 조상, 나의 하느님


해마다 9월 추석秋夕이 되면 우리는 설레는 마음으로 고향을 향해 발길을 돌립니다. 나를 낳아주신 조상님의 은혜에 감사하고 가족들을 만나 천륜의 즐거움을 나누기 위해서입니다. 영국의 유명한 사회학자이자 역사가인 토인비는 “20세기에서 21세기로 넘겨줘야 할 가장 아름답고 정감 있는 인류문화 중 한 가지가 대한민국의 효孝문화와 대가족 제도”라고 하였습니다. 우리의 대가족제도, 그 중심에 조상님을 숭배하는 제사문화가 있습니다.

가장 소중한 것은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일까요? 돈, 명예, 사랑, 국가, 민족, 종교… 아니면 인간, 우주, 신? 대우주 속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바로 자기 자신입니다. 자기가 있음으로서 돈도 있고 명예도 있고 국가도 있고 민족도 있습니다. 자기 자신이 있어야 종교도 있고 신도 있고 대우주 천체권도 있는 법입니다. 이처럼 가장 소중한 자기 자신을 존재할 수 있도록 해주신 분이 누구일까요? 바로 나를 낳아주신 부모님입니다. 그 부모님은 할아버지, 할머니로부터 생명을 받아 이 세상에 오셨습니다. 지금 숨 쉬고 있는 나의 생명은 시조 할아버지의 유전인자를 자자손손 계계승승하여 물려받은 것입니다. 따라서 이 세상에서 자기 자신 다음으로 소중한 것은 나의 생명을 낳아주신 부모, 조상님이십니다. 결국 부모, 조상님은 나에게 제1의 신앙대상이자 제1의 종교입니다.

선령이 하느님

환단桓檀의 천지광명과 하나 되어 살았던 삼성조 시절, 상제님을 대신하여 지상의 인류를 다스렸던 옛 지도자들의 부모, 조상에 대한 가르침은 어떠하였을까요? 초대 단군할아버지께서는 개국 후 백성들에게 내려주신 8대강령을 통해 “너를 낳으신 분은 부모요, 부모는 하늘로부터 내려오셨으니, 오직 너희 부모를 잘 공경하여야 능히 하느님(상제님)을 경배[敬天]할 수 있느니라.”고 하셨습니다. 믿음의 정도正道와 신앙의 순서에 대해 자자손손, 만세를 내려가는 규범을 내려주신 것입니다.

마침내 인간으로 오시어 인류가 한가족으로 살아가는 후천 가을세상을 열어주신 증산 상제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너희는 선령을 찾은 연후에 나를 찾으라. 선령을 찾기 전에 나를 찾으면 욕급선령辱及先靈이 되느니라. 너희에게는 선령先靈이 하느님이니라.”

이것은 석가, 공자, 예수를 내려 보내시어 누천년 동안 인류에게 ‘아버지 하느님’으로 ‘미륵님’으로 ‘상제님’으로 받들어져 왔던 분께서 당신님을 모시는 참된 법도를 직접 말씀해 주신 것입니다. 증산도의 안운산 태상종도사님께서는 이를 쉽게 정리하여 다음과 같은 가르침을 내려주셨습니다. 

“내 조상으로 인하여 내 자신이 태어났기 때문에 내 개인에게는 내 조상이 하나님이다. 나에게 혈통을 전해준, 유전인자를 전해준 내 조상들이 바로 옥황상제님보다도 우선되는 제1의 하나님이다”

뿌리로 돌아가는 가을개벽기

때는 바야흐로 우주의 가을개벽기를 맞이하였습니다. 상제님께서는 가을개벽기 구원의 정신을 원시반본原始返本이라 하여 “시원을 찾아 뿌리로 돌아가라”는 천명을 인류에게 내려주셨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돌아가야 할 뿌리와 근본은 무엇일까요? 먼저 자기 생명의 뿌리인 부모와 조상을 잘 받들어 모셔야 합니다. 부모와 조상은 내 생명의 뿌리이며 자손인 우리는 그 열매입니다. 가을에 열매맺는 이치는 뿌리로 돌아가는 만큼, 뿌리기운을 받는 만큼 열매의 크기가 결정된다는 것입니다. 둘째로 각 민족의 뿌리가 되는 민족신을 찾아야 합니다. 이것은 곧 그 민족의 고유한 역사와 문화를 회복하는 것을 말합니다. 동방 한민족에게는 환인·환웅·단군의 삼성조님이 계십니다. 셋째로 진리의 뿌리이시자 천지를 주재하시는 상제님께로 돌아가야 합니다. 상제님은 뭇 생명의 아버지이시자 우리가 찾아야 할 생명의 궁극의 뿌리입니다. 가을 천지 개벽기에는 상제님의 진리를 만나야 구원받을 수 있습니다.

뿌리로 돌아가는 9월, 중추가절仲秋佳節의 한 가운데 추석秋夕이 있습니다. 내 생명의 뿌리가 되는 조상님께 지극한 마음으로 제사를 올리며 그 은혜에 보은하는 마음을 가져봅시다. 나아가 민족의 뿌리가 되시는 국조 삼신과 인류의 뿌리가 되시는 상제님의 은혜를 깊이 느껴봅시다. 이 가을, 뿌리를 찾아 가을의 생명으로 큰 열매 맺기를 기원드립니다. 

Posted by 바람을본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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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로 읽는 환단고기] 수행修行 문화

STEP1. 들어가며



반가부좌의 여신상

문화유물은 시대를 보여주는 거울입니다. 문화유물을 통해 우리는 그 시대 사람들의 정신, 문화, 제도 등을 읽을 수 있습니다. 곧 문화유물은 과거와 현재를 연결해주는 다리입니다. 1983년 홍산문화의 우하량 제 2지점의 신전神殿(廟)에서 세계를 놀라게 한 소조상塑造像이 발굴되었습니다. 사람의 실물크기 모습에 가슴이 풍만하고 반가부좌를 틀고 있는 이 유물을 학자들은 여신상女神像으로 불렀습니다. 여신묘女神廟 주변에 적석총군이 함께 발견되어 이 여신 또한 홍산인들에게 조상신으로 숭배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재밌는 사실은 신전 안에서 곰의 턱뼈와 곰 발 모양의 진흙소조가 함께 발굴되었다는 점입니다. 조상신으로 받들어진 여성, 반가부좌 모양을 통해 알 수 있는 수행인, 곰과 관련 있는 사람, 과연 우리 역사에서 이 세 가지 조건을 만족시키는 여성은 누굴까요? 역사 상식이 조금이라도 있는 사람이라면 대번에 ‘웅족熊族과 호족虎族의 수행 이야기’가 연상될 것입니다. 『환단고기』 「삼성기」 하下에 따르면 당시 웅족은 수행기간을 무사히 마쳐 환족의 일원이 되었고 웅족의 우두머리 웅녀군熊女君은 환웅천왕과 혼인하였습니다. 발굴된 여신상은 바로 5,900년 전의 웅녀를 모신 것입니다.

주문을 읽는 남자

지난 2012년 7월 중국 내몽골자치구 적봉시 오한기 지역의 집터에서 도소남신상陶塑男神像(흙으로 구운 남신상)이 발견되었습니다. 깨어진 조각들을 붙이고 복원한 결과 높이 55㎝의 남성의 모습이었습니다. 5,300년 전의 것으로 추정되는 이 남자 조각상은 땋아 올린 듯한 머리모양에 다리는 반가부좌를 틀고 있습니다. 손은 하단전에 공수자세로 가지런히 모았고 입은 O자 모양으로 크게 벌리고 있습니다. 바로 이 남성은 주문呪文을 읽고 있습니다. 앞의 여신상이 반가부좌 모양으로 수행의 자세를 강조했다면 뒤의 남신상은 같은 자세에 입을 벌린 모습을 통해 주문수행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당시에 여러 수행 방법 중에 주문을 읽는 것이 최고의 방법이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아마도 당시의 지도층에서 주문 수행법을 제도적, 문화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해 이 남신상을 만들었을 것입니다. 과연 5,000년 이전의 배달국, 환국의 사람들에게 주문을 읽는다는 것은 어떤 의미였을까요? 

정리 역주자가 전해주는 말씀
☞ 여신을 모시고 곰과 새를 신성시한 홍산인을 환단 시대의 배달 동이족과 연관지을 수밖에 없는 역사적 사건을『환단고기』에서 전하고 있다. 바로 배달이 세워진 직후, 호족과 웅족이 환웅천황을 찾아와 환족으로 교화되기를 청한 사건이다. 호족은 호랑이를 토템으로 하는 남권 중심의 사나운 부족이고, 웅족은 곰을 토템으로 하는 여권 중심의 우매한 부족이었다. 삼신의 도를 깨쳐 광명 인간이 되기 위해 두 부족은 일체의 활동을 금하고 수행 공부에 들어갔다. 하지만 호족은 공부를 중도에 그만 두었고 웅족은 굶주림과 추위 속에 무사히 수행을 마치고 환족이 되었다. (역주본 해제 262쪽)

☞ 주문은 태고 시대부터 전수된 ‘우주 음악Cosmic Music’이요, 인간이 하늘땅과 하나 되어 부르는 ‘생명의 노래’요, ‘천지 광명의 음악’이요, ‘깨달음의 노래’인 것이다. 삼신의 신성과 생명과 지혜가 인간의 마음과 영혼 속에 내려올 때는 ‘빛Light과 소리Sound’로 나타난다. 인간의 눈으로 들어올 때는 빛으로, 귀로 들어올 때는 소리로 전해 온다. 신의 뜻이 시각(visualization)과 청각(auralization), 음양 짝의 두 가지 방식으로 전달되는 것이다. 신의 뜻이 청각화되어 나타난 것, 그것이 바로 주문이다. 주문은 곧 ‘신의 소리’요 ‘우주의 노래’, ‘신의 노래’인 것이다. (역주본 해제 600쪽)

STEP2. 환단고기에서 만나는 수행문화


1. 태고 시절은 황금시대

인간은 살아있는 삼신

우주 만유 생명의 근원을 삼신三神이라고 합니다. 삼신은 일신의 세 가지 작용으로 곧 조화신造化神, 교화신敎化神, 치화신治化神입니다. 하늘, 땅, 인간은 삼신의 자기현현自己顯現으로 살아있는 삼신입니다. 이들 천지인 속에 삼신의 광명과 3대 신성이 고스란히 들어있습니다(天一, 地一, 人一). 특히 인간은 천지를 그대로 닮아 궁극적으로 천지의 꿈과 목적을 성취하는 존재이기에 태일太一이라 하였습니다. 태고 시절은 인간 몸속에 내재한 삼신의 신성을 충분히 발휘하며 살았던 조화의 시대입니다.

夫三神一體之道(부삼신일체지도)는 在大圓一之義(재대원일지의)하니 造化之神(조화지신)은 降爲我性(강위아성)하고 敎化之神(교화지신)은 降爲我命(강위아명)하고 治化之神(치화지신)은 降爲我精(강위아정)하니 故(고)로 惟人(유인)이 爲最貴最尊於萬物者也(위최귀최존어만물자야)라.

역주 대저 삼신일체(삼신과 하나됨)의 도[三神一體之道]는 ‘무한히 크고 원융무애하며 하나 되는 정신[大圓一]에 있으니, 조화신造化神이 내 몸에 내려 나의 성품[性]이 되고, 교화신敎化神이 내려 삼신의 영원한 생명인 나의 목숨[命]이 되며, 치화신治化神이 내려 나의 정기[精]가 된다. 그러므로 오직 사람이 만물 가운데 가장 고귀하고 존엄한 존재가 된다. (「단군세기 서序」)

천지와 하나된 사람들

서양의 고대 문명 연구가들은 인류 역사의 초기를 ‘황금 시대the golden age’라 부릅니다. 그들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그 시대 사람들은 금속무기가 없이 오직 석기만 쓰면서 전쟁을 꾀하지도 않았고, 사람을 대규모로 살상하지도 않았고, 하늘과 땅에 애정을 듬뿍 쏟으며 살았습니다. 그 시절 사람들은 하늘과 땅의 법칙에 그대로 순응했고 또 천지의 광명을 체험하는 것을 생활의 목표이자 삶의 화두로 삼았습니다. 『환단고기』에서는 그 시절 사람들의 생활모습을 엿볼 수 있는 대목들이 여러 군데 나옵니다.

古俗(고속)이 崇尙光明(숭상광명)하니 以日爲神(이일위신)하고 以天爲祖(이천위조)하야 萬方之民(만방지민)이 信之不相疑(신지불상의)하고 朝夕敬拜(조석경배)하야 以爲恒式(이위항식)하니라 太陽者(태양자)는 光明之所會(광명지소회)요 三神之攸居(삼신지유거)니
人得光以作(인득광이작)하면 而無爲自化(이무위자화)라 하야 朝則齊登東山(조즉제등동산)하야 拜日始生(배일시생)하고
夕則齊趨西川(석즉제추서천)하야 拜月始生(배월시생)하니라

역주 옛 풍속에 광명을 숭상하여 태양을 신으로 삼고, 하늘을 조상으로 삼았다. 만방의 백성이 이를 믿어 서로 의심하지 않았으며, 아침저녁으로 경배함을 일정한 의식으로 삼았다. 태양은 광명이 모인 곳으로 삼신께서 머무시는 곳이다. 그 광명을 얻어 세상일을 하면 함이 없이 저절로 이루어진다 하여, 사람들은 아침이 되면 모두 함께 동산東山에 올라 갓 떠오르는 해를 향해 절하고, 저녁에는 모두 함께 서천西川으로 달려가 갓 떠오르는 달을 향해 절하였다. (『태백일사』「환국본기」) 

환인은 동·서양 신선神仙의 비조鼻祖

환국의 역년을 보면 재위 기간이 약 470년에 가깝습니다. 이것을 허구의 기록이라 치부할 수도 있지만 사실을 알고 보면 그런 것이 아닙니다. 동양 의학서의 고전인 『황제내경』 제1장에 나오는 황제와 기백의 대화에서도 먼 옛날에 누렸던 장수 문화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옛 사람들은 어찌하여 백세가 넘도록 건강하게 살았는가’라는 황제의 질문에, 기백이 ‘그들은 천지의 법칙을 지키며 살았기 때문’이라 답하였습니다. 수메르 문명의 원형을 보여주는 『구약전서』「창세기」에 나오는 아담의 자손들도 노아(900살)에 이르기까지 모두 수백 살을 살았고, 유대족 믿음의 아버지로 추앙받는 아브라함도 175세를 살았습니다. 우리나라의 신선 계보를 적은 『청학집』에서 동방 선의 최고最古 조상으로 환인을 지목한 것에서도 환국은 사람들이 수행을 생활화하여 선仙의 경지에서 살았던 조화 시대였음을 유추해 볼 수 있습니다.

初(초)에 桓仁(환인)이 居于天山(거우천산)하사 得道長生(득도장생)하사 擧身無病(거신무병)하시며
代天宣化(대천선화)하사 使人無兵(사인무병)하시니 人皆作力(인개작력)하야 自無飢寒(자무기한)이러라.

역주처음에 환인께서 천산에 머무시며 도를 깨쳐 장생하시니 몸에는 병이 없으셨다. 하늘(삼신상제님)을 대행하여 널리 교화를 베풀어 사람들로 하여금 싸움이 없게 하셨다. 모두 힘을 합해 열심히 일하여 굶주림과 추위가 저절로 사라졌다. (「삼성기 하」)

정리 역주자가 전해주는 말씀
☞ 태곳적 광명문화와 인류 시원역사를 밝힌 『환단고기』의 모든 구절을 주문에 비유한다면, 그 비자bija(종자) 만트라는 바로 ‘환’이다. ‘환’은 천광명天光明으로 우주의 광명을 뜻한다. 그 환을 빌어 『환단고기』는 현 문명의 시원 인류를 ‘오환吾桓’, 즉 ‘우리환족’이라 부른다. 태곳적 인류를 천지광명이 충만한 존재로 보는 ‘오환’(우리는 누구나 우주의 광명인 환桓이라는 선언)은 인간의 신성神聖과 위격에 대한 최상의 정의라 할수 있다. 인간에 대한 숭고한 선언인 ‘오환’을 담고 있는 『삼성기』 상편의 첫 구절 “오환건국이 최고라”는 온 인류가 암송해야 할 명구이자 주문인 것이다. (역주본 해제 596쪽) 


2. 큰 스승, 대인 환웅

주문으로 하나된 배달국의 백성들

7대 환인께서 환국말기의 혼란을 수습할 적임자를 찾을 때 오가의 무리들이 이구동성으로 환웅을 추천하였습니다. ‘용겸인지勇兼仁知’라는 「삼성기 하」의 기록이 말해주듯 이미 환웅은 비상사태를 수습하는 추진력과 반대파를 아우르는 포용력, 그리고 깨달음의 지혜를 겸비한 인물로 큰 인망을 얻고 있었습니다. 환웅천왕의 자호自號 거발환居發桓은 ‘지극히 크고 무한히 조화롭고 하나로 통일된다’ 는 대원일大圓一과 같은 뜻입니다. 거발환과 대원일 둘 다 삼신의 자기 현현顯現인 천지인의 광명정신을 상징합니다. 환웅은 배달국 건국 초 이주민 웅족熊族과 토착민 호족虎族의 대통합을 위한 방법으로 주문수행법을 제시하였습니다. 웅족은 무사히 수행기간을 마침으로써 삼신의 계율을 따르는 광명 민족의 일원이 되었고 반면 호족은 세속의 묵은 기운을 극복하지 못하고 결국 쫓겨나게 됩니다.

7대 환인께서 환국말기의 혼란을 수습할 적임자를 찾을 때 오가의 무리들이 이구동성으로 환웅을 추천하였습니다. ‘용겸인지勇兼仁知’라는 「삼성기 하」의 기록이 말해주듯 이미 환웅은 비상사태를 수습하는 추진력과 반대파를 아우르는 포용력, 그리고 깨달음의 지혜를 겸비한 인물로 큰 인망을 얻고 있었습니다. 환웅천왕의 자호自號 거발환居發桓은 ‘지극히 크고 무한히 조화롭고 하나로 통일된다’ 는 대원일大圓一과 같은 뜻입니다. 거발환과 대원일 둘 다 삼신의 자기 현현顯現인 천지인의 광명정신을 상징합니다. 환웅은 배달국 건국 초 이주민 웅족熊族과 토착민 호족虎族의 대통합을 위한 방법으로 주문수행법을 제시하였습니다. 웅족은 무사히 수행기간을 마침으로써 삼신의 계율을 따르는 광명 민족의 일원이 되었고 반면 호족은 세속의 묵은 기운을 극복하지 못하고 결국 쫓겨나게 됩니다.

雄(웅)이 聞之曰可敎也(문지왈가교야)라 하시고 乃以呪術(내이주술)로 換骨移神(환골이신)하실새
先以神遺靜解(선이신유정해)로 靈其艾一炷(영기애일주)와 蒜二十枚(산이십매)하시고 戒之(계지)하야
曰(왈) 爾輩食之(이배식지)하라 不見日光百日(불견일광백일)이라야 便得人形(변득인형)이리라.

역주 환웅께서 이 소식을 듣고 “가히 가르칠 만 하도다” 하시고, 신령한 도술로써 환골換骨케 하여 정신을 개조시키셨다. 이때 먼저 삼신께서 전해주신 정해법靜解法으로 그렇게 하셨는데, 쑥 한 묶음과 마늘 스무 줄기를 영험하게 여겨 이를 주시며 경계하여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이것을 먹을지어다. 100일 동안 햇빛을 보지 말고 기도하라. 그리하면 참된 인간이 되리라.” (「삼성기전 下」) 

「삼성기 상」의 기록을 보면 환웅천왕 스스로도 3·7(21일) 도수를 정해 상제님께 제사지내고 주문을 읽었습니다. 주문을 읽으며 수행하는 것이 우리 문화의 원형임을 알 수 있습니다. 주문은 소원을 이루어주는 힘과 ‘환골이신’이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 몸의 질병을 치유하고 마음속의 원한을 풀어주는 신력神力이 있습니다. 당시 환웅천황이 내려주신 주문은 어떤 것이었을까요? 

擇三七日(택삼칠일)하사 祭天神(제천신)하시며 忌愼外物(기신외물)하사 閉門自修(폐문자수)하시며
呪願有功(주원유공)하시며 服藥成仙(복약성선)하시며 劃卦知來(획괘지래)하시며
執象運神(집상운신) 하시니라

역주 삼칠일(21)을 택하여 상제님께 제사지내고 바깥일[外物]을 꺼리고 삼가 문을 닫고 수도하셨다. 주문을 읽고 공덕이 이뤄지기를 기원하셨으며, 선약을 드시어 신선이 되셨다. 괘卦를 그어 미래의 일을 아시고, 천지변화의 움직임[象]을 파악하여 신명을 부리셨다[執象運神] (「삼성기전 상」)

동서양 수행론의 원전, 삼일신고

환웅은 개천開天 후 백성들을 교화하기 위해 「삼일신고」를 직접 지어 내려주셨습니다. 이는 총 다섯 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조물주 삼신, 그 삼신의 조화권을 자유자재로 쓰시며 하늘궁궐에서 우주 살림을 주재하시는 삼신상제님, 삼신을 근원으로 하여 화생한 인간과 만물의 탄생 섭리, 그리고 인간의 진아 실현 등에 대한 이치를 밝혀 줍니다. 환웅은 「삼일신고三一神誥」를 통해 수행문화를 크게 진작시키는 것으로 국초국말의 혼란을 바로잡고자 하였습니다. 우리는 「삼일신고」를 통해 이미 상고 시대에 한민족은 우주와 신과 인간에 대한 지극한 깨달음이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삼일신고의 5장 인물人物 장에서는 인간 마음의 구성에 대해 성명정, 심기신, 감식촉의 원리로 설명합니다. 6천년 전에 마음과 기운, 몸에 대한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가르침이 있었다는 것이 놀랍습니다. 「삼일신고」는 동서양 수행론과 인성론의 원전原典입니다. 「삼일신고」에서 삼진三眞을 회복하는 방법으로 제시한 지감止感, 조식調息, 금촉禁觸의 수행원리는 태고 시절부터 내려오는 신교 삼신수행법의 핵심이자 동·서양 모든 수행법의 기본원리입니다.

정리 역주자가 전해주는 말씀
☞ 『삼일신고』는 신교의 세계관과 신관과 상제관, 인간관과 수행관의 정수를 요약한 경전이다. 환웅천왕께서 환국에서 전수된『천부경』을 바탕으로 백성들을 교화하기 위해 진리의 핵심을 풀어 다섯 개 장으로 지은 것이다. 366자로 구성된 『삼일신고』는 집일함삼執一含三과 회삼귀일會三歸一을 근본정신으로 삼고 있다. 『삼일신고』는 인간과 만물은 삼신 상제님의 조화로 생겨났음을 밝혀 준다. 또한 인간이 삼신의 우주 광명의 본성에 통하여 삼신의 공덕을 완수하고 삼계 우주 역사의 이상을 실현하는 태일太一인간으로 거듭나는 진아眞我 실현의 길을 밝히고 있다. (역주본 해제 501쪽) 


3. 신교를 받는 공식, 믿음과 수행

봉청수와 기도

우리 조상님들은 예로부터 장독대에 정화수井華水를 모시고 삼신상제님께 가족의 강녕과 소원성취를 빌었습니다. 항상 정결한 물을 모시는 행위를 수행과 기도에 앞서 행하였습니다. 이 물을 청수淸水라고도 불렀습니다. 청수는 인간과 신명이 교류하는 교통처입니다. 인류의 첫 조상인 나반과 아반께서 혼례를 올릴 때도 명수明水를 떠놓고 하늘에 고하였습니다. 인간의 심성을 밝혀주는 물, 천지광명을 체험하게 하는 물이기에 명수라 하였습니다. 이 청수신앙은 동학을 거쳐 신교의 완성이자 열매인 참동학 증산도에서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人類之祖(인류지조)를 曰(왈) 那般(나반)이시니 初與阿曼(초여아만)으로 相偶之處(상우지처)를 曰(왈)
阿耳斯庀(아이사비)오 亦稱斯庀麗阿也(역칭사비려아야)라 
日(일)에 夢得神啓(몽득신계)하사 而自成昏禮(이자성혼례)하시고 明水告天而環飮(명수고천이환음) 하시니라

역주 인류의 조상은 나반이시다. 나반께서 아만과 처음 만나신 곳을 아이사비라 부르고 또 사비려아라 하기도 한다.

하루는 꿈에 천신의 계시를 받아 스스로 혼례를 올리시고, 청수를 떠놓고 하늘에 고하신 다음 돌려가며 드셨다. (『태백일사』 「삼신오제본기」)

정리 역주자가 전해주는 말씀
☞ 삼신의 도를 아는 철인들은 일상 생활에서 감정을 다스리는 ‘지감止感’, 호흡을 고르게 하는 ‘조식調息’, 촉감을 금하는 ‘금촉禁觸’으로써 삼도를 잘 다스려, 궁극에는 자기 안에 내재된 조물주 삼신을 발현시켜 삼신의 조화세계에 들어간다. 그래서 지감, 조식, 금촉은 수행의 3대 요체이다. 신라 시대에 불교의 대중화에 힘쓴 원효대사나 화엄종을 확립한 의상대사도 이를 수행의 대의로 삼았다고 한다. 그들은 바로 삼신문화의 수행 원리로 도를 닦았던 것이다. 신교의 수행 문화는 궁극적으로 성명정 삼진을 회복함으로써 천지와 더불어 영원히 사는 우주적인 인간, 즉 태일의 인간이 되기 위한 것이다. (역주본 해제 410쪽) 


제천과 수도, 그리고 신교

동방 신교에서는 상제님에 대한 신앙과 수행을 일체로 행하였습니다. 『환단고기』에서는 깨달음을 여는 공통 코드로 제천祭天, 수도修道, 신교神敎를 말하고 있습니다. 제천은 상제님께 지극한 믿음과 정성을 드리는 신앙행위입니다. 평소 생활 속에서 닦여진 신앙력이 바탕이 되어 입산수도라는 집중수행과정을 통해 신교를 받고 도통한 것입니다. 『환단고기』에서는 인류의 원 조상 나반 때부터 꿈을 통해 신교를 받았음을 보여줍니다. 꿈은 단지 무의식의 표현이 아닙니다. 수도가 지극해지면 자신의 영신靈神이 신명계를 간다든지, 돌아가신 조상님을 만나는 체험을 하게 되는데 이것을 일러 꿈이라고 합니다. 삼신상제님께서 꿈을 통해 계시를 내려주는 것은 동서고금의 역사에 보편적인 일이었습니다.

有子十二人(유자십이인)하니 長曰多儀發桓雄(장왈다의발환웅)이시오 季曰太皞(계왈태호)시니 復號伏羲(득호복희)시라 
日(일)에 夢三神(몽삼신)이 降靈于身(강령우신)하사 萬理洞徹(만리동철)하시고 仍徃三神山(내왕삼신산)하사 
祭天(제천)이라가 得卦圖於天河(득괘도어천하)하시니라

역주 태우의환웅의 아들은 열둘이었는데 맏이는 다의발多儀發환웅이시요, 막내는 태호太皞이시니 복희伏羲라고도 불렸다. 태호복희씨가 어느 날 삼신께서 성령을 내려 주시는 꿈을 꾸고 천지만물의 근본 이치를 환히 꿰뚫어 보시게 되었다. 이에 삼신산三神山에 가시어 하늘에 제사 지내고 천하天河에서 괘도卦圖를 얻으셨다. (『태백일사』 「신시본기」)

乙支文德(을지문덕)은 高句麗國石多山人也(고구려국석다산인야)라 嘗入山修道(상입산수도)하야
得夢天神而大悟(득몽천신이대오)하고 每當三月十六日則馳徃摩利山(매당삼월십육일즉치왕마리산)하야
供物敬拜而歸(공물경배이귀)하며 十月三日則登白頭山祭天(시월삼일즉등백두산제천)하니
祭天(제천)은 乃神市古俗也(내신시고속야)라.

역주 을지문덕은 고구려 석다산 사람이다. 일찍이 산에 들어가 도를 닦다가 삼신의 성신이 몸에 내리는 꿈을 꾸고 신교 진리를 크게 깨달았다. 해마다 3월 16일(대영절大迎節)이 되면, 말을 달려 강화도 마리산에 가서 제물을 바쳐 경배하고 돌아왔다. 10월 3일에는 백두산에 올라가 천제를 올렸다. 이런 제천 의식은 배달 신시의 옛 풍속이다. (『태백일사』「고구려국본기」)

정리 역주자가 전해주는 말씀
☞ 삼진, 삼망, 삼도를 서양 철학으로 말하자면, 생명의 동력원인 성명정은 ‘순수 이성’의 경계이고, 감식촉은 인간이 몸을 가지고 사물을 직접 체험하는 ‘경험주의’의 경계이다. 다시 말해서 성명정 삼관은 추상적인 순수이성, 직관의 세계이고, 감식촉 삼문은 감각을 통해서 온 몸으로 사물을 체험하는 경험의 세계이다. 심기신 삼방은 삼관과 삼문, 이 두 가지를 통합하는 자리이다. 이것을 유가에서 심통성정心統性情, ‘마음이 성과 정을 통괄한다’고 표현한 것이다. 결국 성명정 심기신 감식촉, 이 아홉 가지의 유기적인 작용을 통해 인간의 몸속에서 이성주의와 경험주의의 통합이 이루어진다. 신교 원형 문화의 인성론에 서양 철학을 뛰어넘는 진리의 한 소식이 들어 있는 것이다. (역주본 해제 411쪽) 


STEP3. 나오면서


주문은 우주의 노래

2001년 개봉하여 세계적으로 히트한 영화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에서는 마법 학교의 아이들이 빗자루를 타고 날아다니며 공중에서 축구 경기를 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이 때 아이들은 주문을 외웁니다. 영화에는 각기 다른 힘을 가진 다양한 종류의 주문들이 소개됩니다. 원작자 조앤 롤링(Joan K. Rowling)을 세계적인 갑부 대열에 합류시킨 해리포터 시리즈는 다가오는 가을우주의 신선문화, 광명문화의 한 단면을 실감나게 보여주었습니다. 이제 세상은 정보화 사회를 지나 감성과 이야기로 승부하는 꿈의 사회 즉 ‘드림 소사이어티’로 접어들었습니다. 이 시대에는 영성靈性이 성공의 키워드입니다. 영성이 밝은 사람이 부자富者가 되고 영성이 높은 사람이 리더가 되는 세상입니다. 지금 서구에서는 영성개발과 치유의 수단으로서 만트라(Mantra) 수행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것은 비단 서양뿐만 아니라 동서고금에 공통적으로 존재했던 문화 양식이었습니다. 의서 『동의보감』에서도 ‘태을구고천존太乙救苦天尊’ 6자를 외우며 수행하면 시두(천연두)를 물리칠 수 있다는 내용이 나옵니다. 이제 인류의 원형문화인 주문수행문화가 다시 역사의 대세로 부활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다가오는 우주 가을개벽을 앞두고 있는 인류는 어떤 주문을 읽어야 할까요?

상제님께서 내려주신 주문

동학의 시천주

1860년(경진년) 4월 5일 삼신상제님이 수운 최제우 선생을 통해 역사의 전면에 나서신 ‘천상문답사건天上問答事件’은 근대 역사의 진정한 출발이자 ‘다시 개벽’의 출발입니다. 이 때 수운 선생이 상제님으로부터 받은 주문이 본주문 13자와 강령주문 8자입니다. 본주문의 뜻은 ‘인간으로 오시는 천주님을 모시고 새 세상의 조화를 정하니 만사를 깨닫는 큰 은혜 영원히 잊지 못하옵니다’ 라는 의미입니다. 이 주문은 수행의 도구이자 상제님의 강세를 세상에 알리는 선언문과 같습니다. 동학혁명 때 많은 사람들이 이 주문을 읽으며 일본군의 총칼에 맞섰습니다. 이 주문의 효력은 과거 속으로 흘러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지금도 여전히 유효합니다. ‘인간으로 오신 상제님을 모신다’는 것은 앞 세상을 관통하는 인간 삶의 영원한 주제이기 때문입니다.

정리 역주자가 전해주는 말씀
☞ 주문이란 무엇인가? 주문은 영어로 ‘만트라mantra’라고 한다. 만트라에서 ‘만man’은 산스크리트어로 ‘생각하다’라는 뜻이다. ‘트라tra’는 ‘트라이trai’에서 왔는데, ‘보호하다’ 또는‘ 속박에서 자유로워지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만트라는 ‘해방시키며 보호해 주는 생각’이라는 뜻이다. 우리말로는 ‘빨 주呪’, ‘글월 문文’으로, ‘천지의 신성과 생명을 나의 몸과 마음과 영 속으로 빨아들이는 글’을 뜻한다. 따라서 주문이란 바로 천지의 광명한 신성과 나의 신성이 하나가 되도록 연결해 주는 도구요 매개체이다. 동서의 종교에서 반복하는 기도와 찬양의 노래, 불교 선禪 문화의 모든 화두話頭도 주문 역할을 한다. 인간이 저마다 품고 있는 꿈과 인류의 지고한 이상이 모두 나름대로 우리 마음속에서 주문의 기능을 하는 것이다. (역주본 해제 592쪽) 


가장 성스럽고 신령한 주문, 태을주

인간으로 오신 상제님께서는 가을 개벽기에 구원의 약으로 태을주太乙呪를 내려주셨습니다. 태을은 태일太一의 다른 말이자 대우주에서 가장 지존의 위치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당나라의 여동빈은 『태을금화종지太乙金華宗旨』에서 “태을太乙이라는 것은 가장 높은 것을 이른다[太乙者, 無上之謂]”라고 말하였습니다. 인간이 태일이 되어 성취하는 우주의 가장 높은 차원의 영적 경계가 곧 태을인 것입니다. 인간이 천지의 꿈과 이상을 실현한다는 9천년 전 천부경의 태일사상이 태을주에 와서 완성되었습니다. 태을주는 인류를 험난한 개벽 실제상황에서 살려주고 또한 광명한 가을 세상을 건설하는 태일로 만들어주는 주문입니다. 

태을주(太乙呪)는 수기 저장 주문이니 병이 범치 못하느니라. 내가 이 세상 모든 약기운을 태을주에 붙여 놓았느니라. 약은 곧 태을주니라. (증산도 道典 4:147) 

오는 잠 적게 자고 태을주를 많이 읽으라. 태을천(太乙天) 상원군(上元君)은 하늘 으뜸가는 임금이니 오만년 동안 동리동리 각 학교에서 외우리라. 태을주에는 율려(律呂) 도수가 붙어 있느니라. 태을주 공부는 신선(神仙) 공부니라. (증산도 道典 7:75) 


가까운 근세 역사에서 태을주의 영적 기운이 역사 속에서 크게 폭발한 때가 있었습니다. 증산 상제님의 제자였던 차경석 성도가 상제님의 종통 계승자인 태모 고수부님과 함께 증산도의 1변(1911∼1935)을 개척하여 최단 기간에 세계 종교사상 유례가 없는 600만의 신도를 만든 것입니다. 당시 1918년에는 전 세계로 퍼져 나갔던 스페인독감이 우리나라에 들어와 전국 각지에서 14만 명이 죽어 넘어가던 상황이었습니다. 이때 ‘태을주를 읽으면 살 수 있다’ 는 소문이 퍼지자 대한의 백성들은 너도 나도 태을주를 읽어 치유의 큰 은혜를 받았고 광명체험을 비롯한 갖가지 조화 체험을 하였습니다. 앞으로 개벽 실제 상황을 앞두고 다시 태을주의 영성문화가 크게 부흥하게 됩니다. 상제님께서는 태을주가 개벽기는 물론이고 후천 5만년 동안 계속해서 사람들에게서 읽혀진다는 태을주의 역사 운명을 말씀해 주셨습니다. 태을주는 동·서양 수행문화의 궁극의 결론이기 때문입니다. 이제 1만년에 걸쳐 완성된 가장 성스럽고 가장 신령한 주문, 태을주를 읽어 잃어버린 광명을 회복하고 천지의 꿈을 성취하는 태일의 존재로 거듭나야 합니다. 태을주의 영적 힘을 크게 비축하여 다가오는 대개벽을 준비해야 할 때입니다.

정리 역주자가 전해주는 말씀
☞ 불교에서는 팔만대장경의 가르침을 ‘한 글자’로 압축하면 바로 ‘훔이 된다’고 한다. 일본 진언종眞言宗의 시조 구카이空海는 『훔자의吽字義(훔 자의 뜻)』에서 “훔 자는 법신法身, 보신報身, 응신應身, 화신化身의 사신四身을 갖추고 있다. 따라서 훔 자는 일체의 법을 내포하고 있는 셈이다” 라고 하였다. 동양의 수행문화를 서양에 소개하는 데 앞장선 디팍 쵸프라는 훔의 영적 힘을 ‘훔의 치유력’으로 설명하였다. 영국의 한 과학자가 암세포를 넣은 시험관에 훔 소리를 쏘았더니 암세포가 터져 버렸고, 건강한 세포를 넣은 시험관에 훔 소리를 쏘았더니 세포가 더욱 건강해졌다고 한다. (역주본 해제 594쪽) 



Posted by 바람을본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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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로 읽는 환단고기] 역사의 개척자 핵랑

STEP1. 들어가며


신라의 힘, 화랑花郞


단기 2993년(기원 660년) 7월, 여기는 백제 땅 황산벌입니다. 신라와 백제 두 나라의 군대는 이곳에서 국가의 명운을 건 한판 승부를 벌이고 있습니다. 나·당 연합에 의해 당나라 군대는 이미 금강 하구의 기벌포伎伐浦(지금의 서천군 장항읍)에 상륙하여 동진하고 있으니 백제는 동과 서에서 양국의 협공을 받고 있습니다. 백제의 계백 장군은 처자를 자기 손으로 베고 나서 5천 결사대를 이끌고 전장에 나왔습니다. 신라군은 김유신과 흠춘, 품일 등이 거느리고 있는 5만 대군입니다. 비록 신라군이 백제군보다 그 수가 10배 이상 많았지만 계백 장군의 뜨거운 충의와 백제군의 기세에 눌려 네 번의 싸움에서 네 번 다 패하였습니다. 신라군으로서는 병사들의 가슴에 전의戰意의 불을 타오르게 할 불쏘시개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바로 장렬한 죽음을 통한 병사들의 적개심 고취입니다. 먼저 흠춘이 자신의 아들이자 화랑인 반굴盤屈을 내세웠습니다. 반굴과 그의 무리들은 기꺼이 적진으로 돌충하여 전부 전사하였습니다. 이어 품일도 그의 아들 관창官昌을 내세웠습니다. 당시 16세로 나이가 가장 어렸던 관창 역시 결국 목이 베이어 그 머리가 애마의 꼬리에 매달린 채 돌아오게 됩니다. 관창의 장렬한 죽음과 아버지의 오열하는 모습에 감동받은 신라군은 용기백배하여 5천 결사의 저항선을 뚫고 백제의 왕도로 진군하였습니다. 

황산벌 싸움을 통해 당시 신라의 지도층이 백제의 멸망이라는 국가 ‘아젠다agenda’를 위해 멸사봉공의 자세로 헌신하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아무리 전쟁터라지만 아버지가 나이 어린 아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것은 결코 예사로운 일이 아닙니다. 여기에 더해진 신라 화랑들의 가상한 용기와 아름다운 희생은 나라의 백성들도 기꺼이 고통분담의 길에 동참하게 한 기폭제가 되었습니다. 비록 완전한 통일은 아니지만 변방의 작은 나라 신라의 성공에 화랑의 역할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사실 화랑제도는 신라만 운영한 게 아닙니다. 고구려와 백제 역시 이름만 다를 뿐 신라의 화랑과 같은 제도가 있었고 그 기원은 상고 시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단재 신채호 선생은 이를 낭가郎家라고 하여 우리의 고유한 신앙문화 집단이라고 하였습니다. 

망국으로 이끈 의자왕의 실정

망국의 패주敗主 의자왕, 흔히들 백제 멸망의 주범으로 이야기합니다. 원래 의자왕은 태자 시절 ‘해동海東의 증자曾子’로 불리울 정도로 효심이 지극하고 형제간에 우애 있던 사람이었습니다. 즉위 초기에는 내치를 다지고 군대를 양육하여 왕성한 정복활동을 벌여 연이은 승전고를 올립니다. 고高·당唐 전쟁(645년)이 한창일 때는 계백에게 명하여 신라의 뒤를 습격하여 7개 성을 회복하고 윤충을 보내어 부사달 등 10여개 성을 점령하였습니다. 동시에 해군으로는 당의 강남을 습격하여 월주越州 등지를 점령하여 해외의 개척지를 착착 경영하였습니다. 이듬해에는 대야성을 쳐서 인근의 40여 성을 함락시켰습니다. 백제가 망하기 5년 전인 655년에는 고구려·말갈과 함께 신라의 30여 개 성을 쳐부수었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이러한 백제가 아무리 나·당 연합군의 공격이 있었다지만 그리도 순식간에 무너진 것은 의아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여기에는 무엇보다 의자왕의 실정이 있었습니다. 특히 막바지에 보여준 결정적인 판단 착오 몇 가지는 세월 무상에도 불구하고 두고 두고 한스러움으로 남습니다. 그 첫째는 성충成忠과 윤충允忠, 흥수興首 등의 충신을 내친 것입니다. 경륜과 지혜가 풍부한 이들이 쫓겨나자 조정은 모략꾼, 간신배들의 온상이 되었습니다. 둘째는 성충과 윤충의 건의대로 지세地勢의 험함을 이용하여 적을 막지 못한 점입니다. 그들은 당나라 군사들은 기벌포(지금의 서천군 장항읍)에 들어오지 못하게 하고 신라 군사들은 탄현炭峴(대전과 옥천의 경계에 있는 식장산 고개)을 넘지 못하게 하라고 했으나 이 의견은 간신들에 의해 묵살됩니다. 결국 당나라 군사들은 무사히 상륙하였고 신라군은 탄현을 지나 황산벌에 다다랐습니다. 셋째는 최고 지도자로서 현장을 굳건히 지키고 결사항전의 모범을 보여주지 못한 점입니다. 의자왕에게는 적자가 여럿이고 서자들은 40여 명이나 되었는데 그들이 각기 자기 의견을 주장하면서 정책이 하나로 통일되지 못하였습니다. 왕 역시 누구의 말을 좇아야 할지 몰라 왕자들의 말을 다 허락하고는 자신은 몸소 태자太子와 함께 북경北京의 곰나루성(웅진熊津)으로 도망하였습니다. 주인이 없는 마당에 누가 목숨을 바쳐 나라를 지키고자 하겠습니까? 의자왕이 도성을 버리고 떠나는 순간에 백제의 운명은 끝나버렸습니다. 결국 의자왕은 웅진성을 지키는 대장이 그를 잡아 항복하려고 하자 스스로 칼로 목을 찔렀습니다. 그러나 동맥이 끊어지지 않아 당나라의 포로가 되어 묶여서 당나라 진영으로 끌려가게 됩니다. 말년에 계속 되었던 판단과 결단력 부족이 자결하는 마지막 순간에도 계속됩니다. 향락과 사치에 젖어 성명정 삼관을 지키지 못한 의자왕이 올바른 판단을 내리지 못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귀결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정리 역주자가 전해주는 말씀
☞ 신교는 동방 한민족이 9천 년 역사를 지속할 수 있게 한 역사의 혼이다. 이러한 신교 정신을 직접 실천하고 신교를 바탕으로 새 문명을 열고 나라를 개창한 ‘역사개척의 집단’이 있었다. 그들이 바로 낭가郎家이다. 한민족사는 낭가에서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환국 말기에 환인천제로부터 천부와 인을 받은 환웅을 따라 이주하여 배달을 세운 3천 명의 제세핵랑濟世核郞이 낭가의 시초이다. 이 최초의 핵랑의 정신을 살려 배달은 삼랑三郞 제도를 시행하였다.(환단고기 역주본 해제 497쪽)

STEP2. 환단고기가 밝혀주는 핵랑의 기원과 전승맥


1. 핵랑의 기원은 삼랑

동방 신교문화의 중심에 핵랑이 있었습니다. 핵랑은 신교의 성직자 그룹이자, 국가 재난 상황을 대비하는 상비군이요, 나라 경영의 지도자를 양성하는 인재의 보고였습니다. 핵랑의 기원은 환웅천황이 개천開天 후 삼랑三郞이라는 관직을 만든 것에서 시작합니다. 더 소급해 올라가면 7대 환인 천제가 환웅에게 천부인 3개를 주시고 3,000명의 일꾼을 붙여 주신 것이 그 역사의 시발입니다. 당시 동방 개척에 나선 27세의 환웅과 3,000명의 문명개척단은 역사의 무대를 환국의 삼신산(천산, 삼위산, 금악산)에서 동쪽의 태백산으로 옮긴 역사 혁명가들이요, 동방 역사의 젊은 피였습니다.

五加僉曰(오가첨왈) 庶子(서자)에 有桓雄(유환웅)이 勇兼仁智(용겸인지)하고 嘗有意於易世以弘益人間(상유의어역세이홍익인간)하오니 可遣太白而理之(가견태백이리지)니이다 하야늘 乃授天符印三種(내수천부인삼종)하시고 仍敕曰(잉칙왈) 如今(여금)에 人物(인물)이 業已造完矣(업이조완의)니 君(군)은 勿惜厥勞(물석궐로)하고 率衆三千而往(솔중삼천이왕)하야 開天立敎(개천입교)하고 在世理化(재세이화)하야 爲萬世子孫之洪範也(위만세자손지홍범야)어다.

역주 오가의 우두머리가 모두 대답하였다. “서자庶子에 환웅이란 인물이 있는데 용기와 어짊과 지혜를 겸비하고, 일찍이 홍익인간의 이념으로 세상을 개혁하려는 뜻을 가지고 있으니 그를 동방의 태백산(백두산)으로 보내 다스리게 하십시오.” 이에 환인께서 환웅에게 천부天符와 인印 세 종류를 주시며 명하셨다. “이제 인간과 만물이 이미 제자리를 잡아 다 만들어졌으니, 그대는 노고를 아끼지 말고 ‘무리 3천 명’을 이끌고 가서, 새 시대를 열어 가르침을 세우고[開天立敎] 세상을 신교의 진리로써 다스리고 깨우쳐서[在世理化] 이를 만세 자손의 큰 규범으로 삼을지어다.” (「삼성기 하」)

護守三神(호수삼신)하야 以理人命者(이리인명자)를 爲三侍郞(위삼시랑)이니 本三神侍從之郞(본삼신시종지랑)이오 三郞(삼랑)은 本倍達臣(본배달신)이니 亦世襲三神護守之官也(역세습삼신호수지관야)니라. 高麗八觀雜記(고려팔관잡기)에 亦曰(역왈)「三郞(삼랑)은 倍達臣也(배달신야)라」 하니 主稼種財利者(주가종재리자)는 爲業(위업)이오 主敎化威福者(주교화위복자)는 爲郞(위랑)이오 主聚衆願功者(주취중원공자)는 爲伯(위백)이니 卽古發神道也(즉고발신도야)라 皆能降靈豫言(개능강령예언)하야 多神理屢中也(다신리누중야)라

역주 삼신을 수호하여 인명을 다스리는 자를 삼시랑三侍郞라 하는데, 본래 삼신을 시종侍從하는 벼슬이다. 삼랑三郞은 본래 배달倍達의 신하이며, 삼신을 수호하는 관직을 세습하였다. 『고려팔관잡기高麗八觀雜記』에도 역시 “삼랑은 배달국의 신하이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곡식 종자를 심어 가꾸고 재물을 다스리는 일을 주관하는 자를 업業이라 하고, 백성을 교화하고 형벌과 복을 주는 일을 맡은 자를 낭郞이라 하고, 백성을 모아 삼신께 공덕을 기원하는 일을 주관하는 자를 백伯이라 하니, 곧 옛날의 광명[發] 신도神道이다. 모두 영靈을 받아 예언을 하였는데 신이한 이치가 자주 적중하였다. 지금 강화도 혈구에 삼랑성三郞城이 있는데, 성城은 삼랑三郞이 머물면서 호위하는 곳이요, 낭郞은 삼신을 수호하는 관직이다. (『태백일사』 「신시본기」)

2. 핵랑제도의 변천

고조선의 국자랑 배달국을 계승한 단군조선 시대에도 삼랑의 관직을 그대로 유지하였습니다. 3세 단군 때 한글의 원형 가림토 문자를 창제한 을보륵乙普勒 역시 삼랑이었습니다. 13세 흘달 단군 때 이를 전국 단위로 확대하여 국자랑國子郞 제도를 만들었습니다. 국자랑들은 천왕랑으로도 불렸는데 명예와 영광의 상징으로 천지화를 머리에 꽂고 다녔기에 이들을 천지화랑이라고도 불렀습니다. 신라 화랑의 어원과 기원은 바로 천지화랑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화랑의 계율 세속오계 역시 소도의 계율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이들은 평상시에는 소도에 모여 신교 수행과 함께 자기개발에 매진하다가 외적이 침입하거나 병란兵亂이 생기면 무사武士가 되어 전장으로 달려갔습니다.

戊戌二十年(무술이십년)이라 多設蘇塗(다설소도)하사 植天指花(식천지화)하시고 使未婚子弟(사미혼자제)로
讀書習射(독서습사)하사 號爲國子郞(호위국자랑)하시니라. 國子郞(국자랑)이 出行(출행) 頭揷天指花(두삽천지화)하니
故(고)로 時人(시인)이 爲天指花郞(위천지화랑)이라.

역주 재위 20년 무술(단기 571, BCE 1763)년에 소도蘇塗를 많이 설치하고 천지화天指花를 심으셨다. 미혼 소년들에게 독서와 활쏘기를 익히게 하고, 이들을 국자랑國子郞이라 부르셨다. 국자랑이 밖에 다닐 때 머리에 천지화를 꽂았기 때문에 당시 사람들이 천지화랑天指花郞이라 불렀다. (단군세기)


源花(원화)는 稱女郞(칭여랑)이오 男(남)은 曰花郞(왈화랑)이니 又云天王郞(우운천왕랑)이라. 自上(자상)으로 命賜烏羽冠(명사오우관)하야 加冠(가관)에 有儀注(유의주)라.

역주 원화源花는 여랑女郞을 말하고, 남자는 화랑花郞이라 하는데 천왕랑天王郞이라고도 하였다. 임금으로부터 오우관烏羽冠을 하사 받아 썼는데 관을 쓸 때 예식을 거행하였다. (『태백일사』 「신시본기」)

蘇塗之立(소도지립)에 皆有戒(개유계)하니 忠孝信勇仁五常之道也(충효신용인오상지도야)라. 蘇塗之側(소도지측)에 立扃堂(입경당)하야 使未婚子弟(사미혼자제)로 講習事物(강습사물)하니 蓋讀書習射馳馬禮節歌樂拳搏(개독서습사치마예절가악권박)(並劒術)(병검술))六藝之類也(육예지류야)라.

역주 소도가 건립된 곳에는 모두 계율을 두었는데, 충·효·신·용·인忠孝信勇仁이라는 오상의 도[五常之道]가 그것이다. 소도 곁에는 반드시 경당扃堂을 세워 미혼 자제로 하여금 사물事物을 익히게 하였는데, 대개 독서·활쏘기·말달리기·예절·가악·권박(검술을 겸함)으로 육예六藝의 종류였다. (『태백일사』 「삼신오제본기」)

북부여의 천왕랑 조선의 국자랑은 북부여에 와서도 그대로 계승되었습니다. 허리에 칼을 찬 해모수 단군의 모습에서 일본의 사무라이 문화가 한반도에서 건너갔음을 알 수 있습니다. 천왕랑들은 머리에 꽃과 더불어 새의 깃털을 꽂기도 하였는데 이러한 유풍은 바다 건너 아메리카 인디언들이 깃털로 모자를 만드는 풍습에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인디언들에게 모자의 깃털은 부족의 상징이면서 전사의 용맹을 상징합니다. 고구려 조의들과 신라 화랑들이 모자에 깃털을 꽂아 그들의 신분과 명예를 표현한 것과 일치합니다.

帝(제)는 天姿英勇(천자영용)하시고 神光射人(신광사인)하시니 望之若天王郞(망지약천왕랑)이러시라. 年二十三(연이십삼)에 從天而降(종천이강)하시니 是檀君高列加五十七年壬戌四月八日也(시단군고열가오십칠년임술사월팔일야라. 依熊心山而起(의웅심산이기)하사 築室蘭濱(축실난빈)하시고 戴烏羽冠(대오우관)하시며 佩龍光劒(패용광검)하시며 乘五龍車(승오룡거)하시니라.

역주 해모수단군의 재위 원년은 임술(환기 6959, 신시개천 3659, 단기 2095, BCE 239)년이다. 임금께서는 본래 타고난 기품이 영웅의 기상으로 씩씩하시고, 신령한 자태는 사람을 압도하여 바라보면 마치 천왕랑天王郞같았다. 23세에 천명을 좇아 내려오시니, 이때는 47세 고열가단군 재위 57년(단기 2095)으로 임술년 4월 8일)이었다. 임금께서 웅심산熊心山 에서 기병하여 난빈蘭濱에 제실帝室을 지으셨다. 머리에 오우관烏羽冠을 쓰고 허리에 용광검龍光劒을 찼으며 오룡거五龍車를 타고 다니셨다. (「북부여기」)

삼국의 핵랑제도 고구려, 백제, 신라는 각각 조의弔意, 무절武節, 화랑花郞이라는 제도를 운영하였습니다. 특히 고구려의 조의에서는 역사적으로 위대한 영걸들이 많이 배출되었습니다. 수나라의 침입을 물리친 을지문덕 장군, 당태종 이세민의 항복을 받아 낸 연개소문과 문무를 겸비한 을파소乙巴素, 명림답부明臨答夫 등이 조의출신이었습니다. 고구려·수나라의 전쟁 당시에 국가 총동원령에 따라 ‘조의 20만’이 전쟁터에 나가 130만이나 되는 수의 대군을 궤멸시켜 인류전쟁사에 기록을 세웠습니다. 신라가 1,000년 사직을 유지할 수 있었던 원동력도 화랑도의 정신과 기강이 살아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후기에 와서 불교에 밀려 신교가 쇠퇴해지고 덩달아 화랑 정신도 퇴색하면서 신라는 정치로는 사대事大, 군사로는 유약柔弱에 빠져 망국의 길로 치달았습니다.

自是(자시)로 俗尙(속상)이 叅佺有戒(참전유계)하고 皂衣有律(조의유율)하나니 衣冠者(의관자)는 必帶弓矢(필대궁시)하고 能射者(능사자)는 必得高位(필득고위)하야 善心(선심)은 爲修行之本(위수행지본)하고 貫革(관혁)은 爲假想之惡魁(위가상지악괴)하니라.

역주 이때부터 세상에서는 참전叅佺에게 지켜야 할 계戒가 있고, 조의皂衣에게 율律이 있어 숭상하였는데, 의관을 갖춘 자는 반드시 활과 화살을 차고 다니고, 활을 잘 쏘는 사람은 반드시 높은 지위를 얻었다. 착한 마음을 수행의 근본으로 삼고, 과녁을 악의 우두머리로 가정하고 활을 쏘았다. (『태백일사』 「고구려국본기」)

乙巴素(을파소)가 爲國相(위국상)에 選年少英俊(선연소영준)하야 爲仙人徒郞(위선인도랑)하니 掌敎化者(장교화자)를 曰叅佺(왈참전)이니 衆選守戒(중선수계)하야 爲神顧托(위신고탁)하며 掌武藝者(장무예자)를 曰皂衣(왈조의)니 兼操成律(겸조성률)하야 爲公挺身也(위공정신야)라.

역주 을파소가 국상國相이 되어 나이 어린 영재를 뽑아 선인도랑仙人徒郞으로 삼았다. 교화를 주관하는 자를 참전叅佺이라 하는데, 무리 중에 계율을 잘 지키는 자를 선발하여 삼신을 받드는 일을 맡겼다. 무예를 관장하는 자를 조의皂衣라 하는데, 몸가짐을 바르게 하고 규율을 잘 지켜, 나라의 일을 위해 몸을 던져 앞장서도록 하였다. (『태백일사』 「고구려국본기」)

정리 역주자가 전해주는 말씀
☞ 환국 말기에 태동한 제세핵랑과 배달 시대의 삼랑은 그 후 고조선의 국자랑國子郞→ 북부여의 천왕랑天王郞 → 고구려의 조의선인皂衣仙人, 백제의 무절武節, 신라의 화랑花郞 → 고려의 재가화상在家和尙(선랑仙郞, 국선國仙) 등으로 계승되었다. 이들은 모두 평상시에는 삼신상제님의 진리를 공부하며 완전한 인격체의 길을 추구하고, 학문과 무예를 동시에 연마하며 심신을 수련하였다. 그러나 유사시에는 구국의 선봉에서 목숨을 바쳐 국난을 물리쳤다. 결론적으로 낭가는 신교의 구도자이며 또한 역사 개척의 선봉장으로서 한 시대의 구국청년단이었다.(환단고기 역주본 해제 85쪽)

3. 낭가의 맥이 약해진 계기

고려 시대에도 낭가의 정신은 그대로 이어졌습니다. 신라의 화랑을 계승하여 국가 차원에서 국선國仙·선랑仙郞 제도를 운영한 것입니다. 이 제도는 윤관의 9성 정벌 때는 항마군으로, 대몽항쟁 때는 삼별초로 이어졌습니다. 이러한 낭가의 맥이 쇠퇴하게 된 결정적 계기가 있으니 단재 신채호 선생이 ‘조선 역사상 일천년 이래 최대 사건’이라 일컬었던 서경 전쟁(묘청의 난)입니다. 표면적으로는 묘청의 반란이 김부식에 의해 진압됨으로써 서경 천도 운동이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그러나 그 이면을 보면 묘청과 김부식의 싸움은 평양 천도파 대對 개경 고수파, 칭제북벌稱帝北伐파 대 존화주의尊華主義파, 낭가파 대 유교파, 자주·진보파 대 사대·보수파의 싸움이었습니다. 이 싸움이 김부식 일파의 승리로 끝나게 됨으로써 그 이후 역사는 전자前者가 아닌 후자後者의 길로 대세가 꺾이게 됩니다. 김부식은 반란군 토벌을 위해 출병하기 전에 정치 라이벌이자 칭제북벌론자였던 정지상과 백수한을 모함하여 피살하고 전쟁 후에는 윤언이를 탄핵하여 귀양보냈습니다. 전쟁 후 김부식은 삼국사기를 편찬하면서 자신의 주장과 배치되는 사서들은 철저히 배제하였고 반면에 춘추필법에 의해 쓰여진 중국 측 기록들은 충실하게 인용하였습니다. 이 때 우리의 자랑스런 낭가의 역사는 대폭 삭제되거나 수정, 폄하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김부식은 삼국사기 편찬 후에는 일체의 사료를 궁중에 비장하여 다른 사람이 열람할 길을 끊음으로써 박학자博學者란 자신의 명예를 보전하고 삼국사기를 당시 사회에서 유일하게 유행하는 역사서로 만들었습니다. 그리하여 단재는 ‘아 슬프다. 당의 장수 이적과 소정방이 고구려와 백제를 멸망시키고 그 문헌들을 소탕하였다고 하지만, 그들이 우리 사학계에 끼친 재앙이 어찌 김부식의 서경 전쟁의 결과에 미칠 수 있으랴’ 라고 탄식하였습니다.

정리 역주자가 전해주는 말씀
☞ 조의는 삼신상제님의 진리, 즉 한민족의 신교 낭가사상으로 무장한 종교적 무사단武士團(신교의 종교 군대)이다. 이 조의선인을 한민족 고유의 선비라 말할 수 있는데, 유교·불교·도교 등 외래 사상에 물들지 않은 한민족 고유의 선비상은 문사文士가 아니라 ‘문무를 겸비한 상무尙武적 무사武士’였다. 조의는 개인적인 완성이 아니라 항상 공도公道와 국가, 민족의 안녕과 번영을 위해 자신의 목숨을 초개와도 같이 내던지는 살신성도殺身成道를 이상과 목적으로 삼은 ‘한민족 역사 개창의 주역’이었다.(환단고기 역주본 본문 625쪽 미주)

STEP3. 나오면서


미완의 갑오동학혁명

조선은 유교를 국체國體로 삼는 나라였기에 국가 차원에서 낭가의 제도를 운영하지 못했습니다. 당연히 낭가 정신은 명맥이 쇠잔해졌고 사회 전체가 사대주의로 점철되었습니다. 그러나 한민족의 역사의식 속에 뿌리 깊이 잠재된 낭가 정신은 조선의 선비 정신으로 이어졌고 국난의 위기 때마다 구국의 의병 운동으로 유감없이 표출되었습니다. 구한말의 항일 운동과 3.1 운동, 갑오동학혁명 등이 근대사 낭가 정신의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우리는 갑오동학혁명 때 동학농민군들의 한 서린 절규를 잊어서는 안됩니다. 조선 왕조의 부정부패와 탐관오리들의 패악질에 견디지 못한 그들은 압제의 사슬을 끊고 외세의 침탈로부터 나라를 구하고자 하였습니다. 5만년 무극대운을 타고서 후천 세상을 현실에서 실현하고자 하였습니다. 시천주, 다시 개벽, 무극대도의 출세로 요약되는 그들의 주장은 삼신상제님께서 최수운 선생에게 내려 주신 가르침 그대로입니다. 비록 개벽의 시운에 맞지 않고 역량 부족과 외세의 개입으로 실패했지만 그들은 삼신상제님의 일꾼들이자 후천 개벽의 서막을 연 역사 혁명가들이었습니다. 

참동학 증산도의 제세핵랑군

역사는 흘러 다시 갑오년입니다. 역사의 사건은 지나갔지만 사라지는 게 아닙니다. 갑오동학혁명의 정신과 에너지는 역사의 이면 속에 차곡차곡 쌓여왔습니다. 최수운 사후 인간으로 오신 상제님께서는 자신의 가르침을 ‘나의 가르침이 참동학이니라’ 라고 선포하셨습니다. 동학혁명에서 못다 이룬 후천 5만년 세상 건설의 꿈을 마침내 참동학 증산도에서 성취하게 됩니다. 세상의 불의와 맞서다 처참하게 막을 내린 그 역사의 한이 증산도의 일꾼들에 의해 풀리게 되는 것입니다. 일찍이 상제님께서는 천지공사를 보시면서 다가오는 ‘다시 개벽’의 비상상황을 군대조직으로 돌파하라는 천명을 내려주셨습니다. 

육임군 발동으로 난법 도운을 종결하심 
상제님께서 공우에게 일러 말씀하시기를 “육임은 군대와 같으니라.” 하시고 ‘육임노래’라 하시며 매양 노래를 부르시니 이러하니라. 큰 놀음판이 생겼구나. 육임군(六任軍)이 들어가면 그 판이 깨어지네(도전 6편 115장)

군령 받드는 대공사 
대흥리에 계실 때 하루는 상제님께서 “오늘밤에는 너희들을 거느리고 행군을 하리라.” 하시고 성도들에게 군대에서 쓰는 물건을 준비하게 하시고 열을 지어 진군하도록 명하시니라. 성도들이 명을 좇아 군량과 그릇을 메고 행군 구령 소리를 내어 위세를 떨치고 장령(將令)을 복창하며 군율(軍律)을 집행하니 행진하는 모습이 지엄하여 한밤중이 소란하니라.(도전 5편 334장)


이 조직을 증산도에서는 충의핵랑 또는 육임군이라 부릅니다. 육임군은 개벽상황에서 인류를 구원하는 상생의 도군입니다. 상제님의 가르침을 받들어 모시는 진리의 군대요 태을주太乙呪의 도권을 쓰는 태을도군太乙道軍입니다. 개벽은 인류 역사의 마지막 혁명으로 천도혁명이자 도덕혁명입니다. 선천의 상극 문명을 후천의 상생 문명으로 갈아 끼우는 진정한 문화 혁명입니다. 원시반본의 정신으로 말하면 잃어버린 구천년 역사와 환단桓檀의 천지 광명 문화를 회복하는 역사광복운동이요 역사독립운동입니다. 증산도에서 수행과 진리 공부를 통해 길러진 충의핵랑들이야말로 구천년 낭가의 맥을 계승한 진정한 제세핵랑군이요 후천 5만년 새 세상을 여는 역사 혁명가들입니다. 우주 가을 개벽을 앞둔 지금 한민족과 인류의 희망이 오직 인간으로 오신 상제님의 일꾼들에게 달려있습니다. 개벽기에 인간으로 오신 상제님의 진리를 만나는 것은 자신의 인생사에 가장 축복되고 보람된 일입니다. 나아가 인류를 건지는 제세핵랑군의 대열에 동참한다는 것은 구천년 민족사를 넘어 인류사를 통틀어 가장 영광되고 명예로운 일입니다.

Posted by 바람을본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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