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범 김구선생이 정읍에 와서 상해임정이 보천교에 큰 빚을 졌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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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범선생, 정확히 이집에 오셨어… 회의하고 주무셨다고” ▼
독립운동가 김부곤 지사의 사위
‘상해임정이 정읍에 큰빚 졌다’… ‘백범발언-정읍방문’ 생생 증언
광복 직후 백범 김구가 찾아와 머문 애국지사 김부곤의 자택. 이곳에서 살고 있는 딸 김금숙 씨(아래쪽 사진 왼쪽)와 사위 곽규 씨. 정읍역사문화연구소 제공
“백범 선생(김구)이 정확히 이 집(15인회 회원 김부곤의 자택)에 오셨어. 내가 1958년에 장가를 오니 장모(김부곤의 아내인 김용복·1996년 작고)께서 그러시는 거야. 저기 다다미방으로 만든 응접실에서 백범 선생이 여러 사람과 회의를 하고 또 이 집에서 주무셨다고….”
정읍시 태인면 태흥리 오리마을에 위치한 독립운동가 김부곤의 자택에서 사위인 곽규 씨(89)는 백범의 정읍 방문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진위를 놓고 논란이 됐던 백범의 정읍 방문과 “상해 임정이 정읍에 큰 빚을 졌다”는 백범의 발언이 사실로 확인된 셈이다. 한국 종교사를 연구해 온 안후상 박사도 “김제 출신의 고승 탄허 스님(1913∼1983)에 의하면 백범이 정읍을 방문하면서 그렇게 말했다”고 밝혀 백범의 정읍 방문이 실제 있었던 일임을 뒷받침했다.
임정이 정읍에 큰 빚을 졌다는 발언에는 근거가 있다. 3·1만세운동 후 출범한 상해임시정부는 부족한 군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국내외 각지로 연락원들을 파견했다. 그 결과 전국 각지에서 군자금을 지원받았는데 정읍 지역에서 특히 많은 군자금을 모아 보내줬다.
백범이 직접 찾은 김부곤 지사는 태인 3·1만세운동에 참여한 이후 군자금을 모아 보내는 데 주력했다. 김 지사는 태인의 제일 부자 김재일 등 부호들로부터 자금을 거둬 임정에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영원면의 부호 라홍균은 한 번에 거액인 1000원을 희사하기도 했다(‘송진우 선생과 15인회’).
정읍 지역의 종교단체들도 군자금 지원에 힘을 보탰다. 안후상 박사는 “정읍에 본부를 둔 민족종교인 보천교는 특히 많은 군자금을 보낸 것으로 확인된다”고 말했다. 3·1운동 민족대표 48인으로 활약한 임규(보천교 간부)는 보천교에서 5만 원을 받아 라용균(도쿄 2·8독립선언 참여, 상해 임시의정원 의원)을 통해 임정에 전달했다(‘전북인물지’). 보천교가 만주에서 무장 항일투쟁을 벌이던 김좌진 장군에게 5만여 원을 지원한 정황이 담긴 일제 정보기관(관동청 경무국·關東廳 警務局) 보고서가 최근 발견되기도 했다.